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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신선한 파격’, 즉흥 답변에 혼선도… 尹 ‘도어스테핑’ 명과 암

입력 : 2022-06-27 06:00:00 수정 : 2022-06-27 0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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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매일 아침 20여회 답변
현안 관련 견해 알 수 있어 호평

부처와 엇박자… 신뢰성 떨어뜨려
‘민변 출신 도배’ 발언 정쟁 불러
“횟수 줄이고 현안 숙지를”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행보인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과정에서 논란을 초래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취재진의 출근길 문답은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매일 아침 들려준다는 점에서 호평이 잇따랐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인한 정치적 갈등과 정책 혼선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인 지난 5월1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총 21차례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이 시작이었다. 윤 대통령은 ‘첫 출근인데 한 말씀 해 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 전날 있었던 취임사에 ‘통합’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먼저 언급하며 “우리 정치 과정 자체가 통합의 과정”이라며 일각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다음 날은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향해 걸어오면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역대 대통령이 출입기자는커녕 많은 참모에게조차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과 달리 매일 아침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서며 신선한 파격이란 호평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새 정부 주요 요직에 검사 출신이 전진 배치된 것 아니냐’는 출근길 질문에 윤 대통령이 “과거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고 답하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21일 고물가와 가계부채 심화 해법을 묻는 말에 “근본적인 해법을 내기는 어렵다”고 하자, 대통령실이 이후 브리핑에서 “정말 해법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유가나 원자재 인상 등 세계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여러 해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윤 대통령이 전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표했던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대해 “내가 보고받지 못한 게 오늘 아침 언론에 나왔다”고 말하며 고용부가 발칵 뒤집히는 난맥상이 이어졌다. 대통령실도 발언 당일과 다음 날인 25일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조간에 집중 보도된 주 12시간 연장 근로의 월 단위 전환 내용이 확정된 정부 방침이 아님’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부 발표를 대통령이 뒤집는 모양새가 되면서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주 52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정부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의 아침 즉흥 답변으로 인해 대통령실 차원의 정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부에서 시스템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가야 하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입장을 바로 밝히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도어스테핑의 긍정적 취지를 살리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26일 통화에서 “대통령의 진정한 소통은 일상에서 밥 먹듯이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게 아니라, 국민이 궁금해하고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일주일에 2번 정도 현안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뒤 답변하는 방식으로 형식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발언에는 정책적 메시지와 철학, 무게가 실려야 소통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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