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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총이 더 많은 나라… 통계로 본 美 총기 문화 [뉴스+]

입력 : 2022-05-27 06:00:00 수정 : 2022-05-26 2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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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 소유·총기에 의한 살인 세계 1위
팬데믹 기간 어린이 총기 사고 ‘급증’
“스스로 지켜야” 인식에 규제 강화 여론↓
25개 주에서 면허 없이 총기 소유 가능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 교명 표지판 주변에 총기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들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내 총기 소지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미국에선 2020년 4만5000명이 넘는 사람이 총기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는 5년 전보다 25%, 10년 전보다 43% 증가한 숫자다. 총기 사용을 금지하면 해결될 것 같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치·경제적으로 첨예하게 얽힌 탓이다. 영국 BBC는 25일(현지시간) 통계를 통해 미국 총기 문화와 현황을 분석했다.

 

◆인구보다 많은 총…한해 4만5000명 목숨 잃어

미국의 인구 100명당 총기 소지 비율. 스몰암스서베이 제공

국제 무기조사 기관인 스몰암스서베이(Small Arms Survey)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에는 3억9000만정의 총이 유통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유통량의 40%에 해당한다. 당해 미국 인구(3억2680만명)보다도 많은 숫자다. 이때문에 미국의 인구 100명당 총기 소지 비율은 120.5%에 이른다. 개인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 중 가장 높으며 2위 예멘(52.8%)과도 차이가 크다. 이 비율은 2011년 88%에서 30% 이상 늘었다. 지난 2월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월∼2021년 4월 사이 750만명의 미국 성인이 새로운 총기 소유자가 됐다.

 

가정 내 총기 소유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그 숫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소아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3 월에서 5월 사이, 가정 내 의도하지 않은 어린이 총기 사망 사고가 3년 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2020년에만 미국에서 어린이에 의한 총기 사고가 최소 229건 발생해 97명이 사망하고 13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미국 총기 사망자 통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제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총기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4만5222명이었다. 그 중 54%인 2만429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0년 타인에 의한 총기 사망 중 공무 중 발생한 사망은 611명, 의도치 않은 사고에 의한 사망은 535명, 확인할 수 없는 경우는 400명이었다. 나머지 1만9384명은 살인이었다. 총기 살해 희생자는 전년 대비 34%, 10년 전 대비 75% 늘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전체 살인사건의 79%는 총기 살인이다. 이 비율은 캐나다(37%), 호주(13%), 영국(4%) 등 다른 개인 총기 허용국과 비교해 미국이 월등히 높다.

 

◆지난 5개월간 총기 난사 200건↑…규제 찬반 ‘팽팽’

 

FBI에 따르면 이번 텍사스 사건과 같은 총기 난사 사건은 2000부터 20년간 345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1024명 이상이 사망했고 1828명이 부상했다. 2000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은 201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났다. 당시 58명 이상이 사망하고 546여명이 부상당했다. 그보다 앞선 2016년엔 플로리다 올란도의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사망하고 53명이 다쳤다. 총기 난사 사건 1건당 평균 사망자는 30명 미만이다.

 

미국 총기 난사 발생 빈도는 총기 유통량 증가와 함께 늘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총기폭력기록보관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5월 중순까지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온 총기 난사 사건이 미 전역에서 213건 발생했다. 이 중 10건은 사망자가 4명 이상이었다. 지난해에는 693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으며 28건에서 4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했다.

총기 관련 정책에 대한 미 국민 여론조사 결과. 갤럽 제공

총기 관련 정책에 대한 미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갤럽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52%,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가 35%,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11%로 나타났다. 총기규제 강화 찬성 여론은 2016년 60%를 넘었으나 오히려 2020년 들어 낮아지기 시작했다. 총기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총을 소유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총기규제는 미국에서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총기협회(RNA)는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로비집단이다. 갤럽은 “민주당은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데 91% 찬성하지만 공화당은 2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선 허가를 받은 사업자로부터 총기를 구입할 수 있다. 권총은 21세, 소총은 18세부터 가능하다. 주마다 총기 규제 정도는 다르다.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하와이, 매릴랜드, 매사추세츠, 뉴저지, 뉴욕주와 워싱턴DC에선 대량살상이 가능한 반자동소총 등 공격용 총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버지니아와 미네소타주는 규제는 하지만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느슨한 곳으로 꼽히는 텍사스의 경우 면허 없이도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됐다. 조지아주는 지난달 총기 휴대 면허제를 폐지했다. 현재 미국 25개주에서 면허 없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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