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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간 484회’… ‘헌혈왕’ 김철봉씨의 마지막 헌혈

입력 : 2022-01-10 15:00:00 수정 : 2022-01-10 14: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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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봉씨가 지난 7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주안센터에서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세상에 태어나서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혈액을 나누는 것만큼 내 건강도 지키고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활동은 없습니다.”

 

인천지역 헌혈왕으로 불리는 김철봉(70)씨는 10일 70세 생일과 함께 ‘헌혈 정년’을 맞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1952년 1월 10일 출생해 헌혈 가능 나이를 만 69세까지 제한한 혈액관리법에 따라 이날 공식 은퇴자로 분류됐다.

 

목수이자 전직 공무원인 김씨는 1991년부터 당장 피가 부족해 고통을 받는 이웃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31년간 선행에 나섰다. 건강한 혈액을 전하기 위해 칠순의 나이가 될 때까지 몸에 해로운 음식이나 습관들을 피하며 건강 관리를 세심히 챙겼다. 

 

그렇게 31년간 한결같은 나눔으로 전혈 헌혈 21회, 성분 헌혈 454회, 혈소판 성분헌혈 9회 등 모두 484차레나 혈액원을 찾았다. 양으로 따지면 1회당 500㎖씩, 약 242L 규모로 1.5L 페트병 기준으로 161개에 달한다. 그간 공로를 인정받아 은장(30회), 금장(50회), 명예장(100회), 명예대장(200회), 최고명예대장(300회) 등 헌혈로 받을 수 있는 훈장도 모두 챙겼다.

 

김씨는 “비록 경제적인 여유는 없었지만 건강엔 자신 있었다. 이 나이까지 잔병치레 없었던 비결도 바로 헌혈”이라며 “법적인 제한으로 아쉽게 현역에서 물러나지만 건강한 몸과 조금의 시간만 낸다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만 70세가 되기 3일을 앞둔 지난 7일 김씨는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주안센터에서 생애 마지막 헌혈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감사패를 전달받고 간호사들과 조촐하게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김씨의 이런 아름다운 발걸음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이제 김씨는 그동안 모은 헌혈증서를 암 환자들에게 기부하는 또다른 선행을 구상 중이다. 김씨는 “보유한 증서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 나눠주면 그들에게는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고 전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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