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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셋을 벗은 여성과 입은 여성…‘탈코르셋’ 논쟁 대변자들 [끝간사람]

입력 : 2021-10-11 00:03:04 수정 : 2021-10-11 13: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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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르포 기획 ‘끝간사람’┃탈코르셋 편

페미니스트 셜리 “심기 거슬린다고 공격...탈코르셋 운동 확장돼야”
리나의 일상 “여성의 주체적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여야”

●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회적 의제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양 끝단 생각을 대변하는 이들을 두고 ‘극단주의자’, ‘시끄럽게 구는 사람’이란 편견을 갖기 십상일 텐데요.

 

‘끝간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이 사회적 문제인 요즘 그래도 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고 제안하고자 기획한 영상 르포입니다.

 

이들의 입을 통해 일반인도 조금이나마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2018년부터 열풍을 일으켰던 ‘탈코르셋 운동’.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강요된 미적 기준에서 탈피하자는 게 이 운동의 골짜입니다.

 

최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장품 버리기 인증’ 등이 올라오는 빈도나 관련 논문과 서적의 발간 등은 예전만 못한 게 현실입니다.

 

다만 ‘여성은 꾸며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한 만큼 탈코르셋 운동의 존재 의의는 아직까지 유효합니다.

 

탈코르셋을 둘러싼 논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자신이 원해서 꾸미는 여성에게도 강요한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안 함으로써 오히려 남성성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 등 비판은 운동이 한창일 때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탈코르셋 운동으로 짧은 머리가 페미니스트의 상징처럼 자리잡은 만큼 최근에는 머리를 짧게 자른 유명인들이 ‘남성을 혐오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 ‘탈코르셋 대변자’ 페미니스트 셜리

 

이를 둘러싼 논쟁을 깊게 살펴보기 위해 세계일보 영상팀은 ‘탈코르셋 대변자’로 공연화 대전휴먼라이브러리 대표(29)를 선정했습니다. 공 대표는 충남대 대학원 여성젠더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한때 긴 머리와 화장을 했었다는 그는 약 3년 전부터 탈코르셋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셜리’라는 제목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생활상을 공유하며 탈코르셋 운동을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못생겼다’, ‘남자 같다’는 외모 비하를 당하고 있지만, 공 대표는 “여성에게 ‘네가 예쁘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라고 얘기하는, 여성 혐오에 기반한 공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처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탈코르셋을 해서 심기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운동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며 “여성이 남성이 원하는 모습을 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 ‘탈코르셋 비판’ 리나의 일상

 

탈코르셋 반대 측으로 섭외한 리나(30)씨는 ‘리나의 일상’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입니다.

 

탈코르셋 운동을 촉발시켰던 배리나씨의 책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영상을 만들어 2년여 전 유명세를 탄 바 있습니다.

 

리나씨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한편 탈코르셋 등 페미니즘 의제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엘리트 바이올린 교육을 받았던 그는 유년 시절 누구보다 ‘꾸밈을 강요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탈코르셋 운동을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선 “탈코르셋 운동가들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기 관리조차 ‘꾸밈노동’이라며 한심하게 치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몸매가 부각되는 옷을 입고 유튜브 영상에 나온다는 이유로 다수 여성한테서 성희롱과 욕설, 비하를 당한 것도 탈코르셋 비판에 나선 이유라고 합니다.

 

리나씨는 “남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꾸미든, 자기 만족으로 꾸미든 여성의 주체적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여성 인권이 진보한 사회”라고 강조했습니다.

 

 

◆ 두 여성의 입을 통해 고찰하는 ‘탈코르셋’

 

끝간사람 탈코르셋편 첫영상에는 공 대표와 리나씨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긴 머리와 화장한 얼굴’로 대표되는 여성의 모습을 거부한 여성과 대중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자 적극적으로 자신을 꾸미는 여성, 둘의 일상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요.


글,영상=신성철 기자 s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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