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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언어 강사가 초등학생과 초등교사의 다문화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읽어 봤다. 이 논문은 ‘접촉가설’(Contact Hypothesis)을 제안한 편견 연구의 대가로 손꼽히는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의 가설을 근거이론으로, 교사집단에 다문화 언어 강사가 포함돼 수업과 일상생활 속에서 초등학생과 초등교사가 접촉함으로써 다문화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내려고 했다. 올보트는 접촉가설이 효과를 내려면 네 가지 조건 즉 평등성, 공통의 목적, 사회적 혹은 권위자의 지원, 협력 관계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외인 집단과 접속함으로써 외부 집단에 대한 편견이 감소한다고 했다. 접촉가설은 ‘적대적 사이라고 해도 가까이 있을수록 편견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논문의 연구결과를 보면, 다문화 언어 강사와 접촉한 학생과 교사 모두 다문화 인식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학생의 개인 배경에 따른 다문화 인식의 차이에 대해서는 타 문화권과 상호교류가 적었던 학생들이 다문화 언어 강사와의 접촉으로 다문화 인식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교사도 다문화 인식이 향상됐다. 그리고 연구에서는 교사들에게 비형식적인 다문화 체험과 함께 형식적인 다문화 교육을 병행해 균형 잡힌 교육연수의 개발과 실시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연구는 다문화 언어 강사의 활동 영역을 보다 전문화하고 세분화해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타 지주요 서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생

다문화 언어 강사란 교육부가 2009년부터 시작한 ‘다문화가정 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계획’의 일환이다. 다문화 언어 강사는 한국어와 모국어가 가능한 대졸 이상의 고학력 결혼 이주여성을 선발해 6개월간 900시간의 집중 연수를 통해 일선 학교에 배치한 이중언어 강사를 일컫는다. 다문화 언어 강사는 관내 여러 학교에서 중도 입국 학생 및 초기 학교생활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언어 및 학업 지도와 상담, 일반 학생들의 다문화 이해 교육을 지원해 상당한 교육적 성과를 이뤄왔다. 이중언어 강사 들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돼 경기, 충북, 경남 등 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까지 1254명의 이중언어 강사를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행정적·재정적 이유로 난항을 겪으면서 더 이상의 추가적인 다문화 언어 강사 양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013년 들어서는 이중언어 강사라는 명칭 대신 다문화 언어 강사라고 쓰게 됐다. 2015년 3월부터는 경기도 다문화 언어 강사들이 주당 40시간의 1년 계약직에서 15시간 미만의 시간제로 전환됐고, 그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돼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시간제로 전환됐다. 2016년에는 전국에서 425명의 다문화 이중언어 강사가 학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학교 내 역할 수행의 어려움이나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해마다 학교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이 보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조화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더욱더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하타 지주요 서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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