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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백신·반도체 협력… 동맹 간극 메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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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16 22:49:46 수정 : 2021-05-16 22: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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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스와프·위탁생산 의견 접근
국내 기업, 미 현지에 대규모 투자
‘70년 동맹’ 공고히 하는 계기 삼길

오는 21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백신과 반도체·배터리 등 신기술 관련 협력을 주요 의제로 삼는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엊그제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이 사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그간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는 등 백신 수급난 해소에 발벗고 나선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신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소식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외교가에선 동맹 차원의 물밑 협상에서 백신과 반도체 협력을 주고받는 식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신은 스와프 수준을 넘어 기술 이전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까지 협의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백신 원천기술·원부자재와 한국의 바이오 생산능력을 결합하자는 취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백신 스와프만 체결되더라도 백신 수급에 안정을 기하고 백신 기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면역 달성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한·미 간 반도체 등 신기술 협력 방안도 집중 논의된다. 삼성전자·SK 등 주요 기업들의 미국 현지 대규모 투자계획이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기지 등에 8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을 가동 중인 SK이노베이션은 3조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대통령 방미 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미국이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안보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백신과 반도체 등 신기술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 쿼드의 주요 협력 분야이므로 한국의 쿼드 워킹그룹 참여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앞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에는 대북전단금지법, 전시작전통제권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졌다. 한·미동맹의 간극이 그만큼 커졌다는 우려를 낳았다. 한·미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핵심 현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은 의미가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백신동맹·반도체동맹을 성사시켜 ‘한·미 70년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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