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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국익에 뻔뻔한 中… 韓도 냉철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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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16 22:44:43 수정 : 2021-05-16 22: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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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권 제기한 美 제품 불매운동
대만 TSMC 증설계획은 유지 애써
반도체 강국 韓에도 우호적 제스처
기회 이용 한한령 유리하게 풀어야

중국의 애국주의가 쉼 없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면화 사용을 중단한 나이키, 아디다스 등 패션 업체를 상대로 한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앱 타오바오에서 지난달 나이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아디다스는 78% 줄었다. 유니클로 역시 2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이귀전 베이징 특파원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돌발 시위가 벌어진 후 공산당 조직까지 나서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는 테슬라를 향해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는 표현을 쓰며 나섰다. 테슬라의 중국 내 4월 판매량은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그 사이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전기차 업체와 합작해 전기차를 내놨고, 출시 후 이틀 만에 3000여대의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의 애국주의가 늘 맹목적인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부족하고 필요한 분야에서는 이빨을 감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중국 난징 공장에 28억8700만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28㎚(나노미터)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다.

그러자 중국 IT(정보기술) 전문가 샹리강은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들여 5㎚ 반도체 생산 라인을 짓기로 했고, 난징 공장이 확장되면 중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인터넷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중국 누리꾼들의 TSMC 공장 확장 반대 여론을 조장했다.

중국 내 국수주의 행태를 촉발하거나 확산해오던 관영매체가 오히려 제지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칼럼에서 “최근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숨은 의도’, ‘저가 덤핑’ 운운하며 TSMC 난징 공장 확장계획을 퍼나르고 있다”며 “국제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중국 반도체 산업은 국제 공급망에 완전히 스며들어 가야 한다”고 누리꾼들의 애국주의에 선을 그었다. 중국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려 하자 파인애플, 육류 수입 금지 등 보복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에 절실한 반도체는 어떻게든 유지하려 든다.

자국 이익 앞에서 얄미울 정도로 뻔뻔하다.

일본이 4개국 협의체 ‘쿼드’에 가입해 중국을 압박하고,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내세워도 정작 중국은 일본에 대해 비판적 발언뿐이다. 일본은 첨단기술을 보유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입 의사를 밝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회원국이다. 2010년 센카쿠제도 분쟁 때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금지한 것과 비교된다.

중국은 쿼드에 가입하고 코로나19, 신장 인권 문제 등을 비판한 호주의 석탄, 와인 등 수입을 중단했다. 그러면서도 자국에 꼭 필요한 호주의 철광석은 어떻게든 들여오고 있다.

우리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한한령’으로 중국에 호되게 당한 적 있다. 중국 문화는 한국으로 자유롭게 유입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 문화를 가로막고 있다. 중국 측의 교류라 할 수 있는 건 최근 한국 게임 한두 건의 판호(허가)를 내준 게 전부다.

중국은 미국의 동맹 압박과 기술 제재가 심화되자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 설정에 나서고 있다.

우리 역시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한한령 문제를 유리하게 풀어야 한다. 단순히 비정상적 상황의 원상복귀가 아니다. 한국 인터넷 접속 차단 등 추가적 부분도 함께 거론해야 한다.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원상복귀가 전부인 양 중국이 일부 빗장만 풀어도 마치 모두 해제한 듯 설레발치지 않을까 싶다.

양국은 2021∼2022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주중 한국문화원은 지난 13일 두 나라 서예와 수묵화 대가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었다. 때맞춰 중국은 아이돌그룹 엑소 세훈이 출연한 영화 ‘캣맨’ 상영도 허가했다. 2017년 제작 후 개봉을 못 한 영화다. 지난 3월 영화관 개봉이 잡혔지만 내려졌다가 18일부터 온라인 플랫폼에서만 상영된다. 더욱이 이는 중국 자본이 들어간 중국 영화다. 고작 이 정도를 갖고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영화 개봉은 한류가 중국 본토로 돌아온다는 신호”라고 치켜세웠다.

 

이귀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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