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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스티븐스) 선생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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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16 15:00:00 수정 : 2021-05-16 13: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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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관, 스승의 날 맞아 SNS 동영상 게시
스티븐스 前 대사 동료·제자 “늘 건강하시길”
“한국 학생·교사에 많이 배워… 평생 못 잊어”

 

 

“스티븐스 선생님, 참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이순호 전 영어교사)

 

“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유쾌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백승엽 가천대 교수

 

백승엽 가천대 교수가 ‘스승의 날’을 맞아 옛 스승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동영상 캡처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의 ‘스승의 날’(5월 15일)을 맞아 40여년 전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로 활동하던 시절 만난 동료 교사와 제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도 갖고 있는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에서의 대사 근무(2008∼2011)를 마치고 외교관을 그만둔 뒤 현재는 미국에서 한미경제연구소장으로 일하며 여전히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여하고 있다.

 

16일 주한 미국 대사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전날 스승의 날을 기념해 대사관 측이 스티븐스 전 대사, 그리고 그의 옛 동료 교사와 제자의 감사 인사를 담은 동영상이 게재돼 있다.

 

“저는 1975년 처음 한국에 갔습니다”라고 운을 뗀 스티븐스 전 대사는 “평화봉사단 중등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죠”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1961년 창설된 평화봉사단(Peace Corps)은 미국 젊은이들을 개발도상국에 파견해 선진 문물을 전하도록 했는데 한국의 경우 1966년부터 1981년까지 2000여명의 미국 젊은이가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영어 교육 등을 담당했다. 마침 올해는 한국에서 평화봉사단 활동이 종료한지 꼭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자신의 사무실 벽에 걸린 그림(예산중학교 옛 건물)을 소개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스티븐스 전 대사는 충청남도 예산의 시골 마을에 있는 남자 중학교, 곧 예산중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지금도 스티븐스 전 대사가 근무하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실 벽에는 예산중학교 옛 건물의 그림이 걸려 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짧게 민 머리로 외국인 선생님을 바라보던 어리고 생생하고 호기심 가득했던 눈빛들을 잊을 수가 없어요”라며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시 한국에서 선생님들은 존경받는 존재였는데 놀라웠던 기억 중 하나는 예산 거리를 거닐 때 학생들이 제게 다가와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하고 외쳤던 것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이어 “교실에서의 생활 외에도 다른 선생님들과 많은 추억들이 있었고 학생들과도 마찬가지였죠”라며 “때론 주말에 학생들과 모여 산에도 올라가고 소풍도 즐겼거든요”라고 그 시절 기억을 떠올렸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1975년 한국 충남 예산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당시 스티븐스 전 대사 혼자 수업을 진행한 것은 아니고 한국인 영어교사와 공동으로 강의하는 형태였다. 예산중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이순호씨가 파트너였다. 이 전 교사는 동영상에 출연해 “저와 원어민 선생님 캐시 스티븐스는 중학교 교실에 함께 들어가서 같이 협동수업을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물 셋 젊은 날에 한국에 봉사하러 오시어 인연 맺은 제자들을 사랑으로 가르치셨고 참 성실하고 매사에 열심히 하셨어요”라고 스티븐스 전 대사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당시 원어민 선생님께 발음을 배우고 영어 수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행운이었고 좋은 추억으로도 남아 있을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오른쪽)가 예산중학교 동료 영어교사이던 이순호씨와 함께한 모습. 동영상 캡처

백승엽 가천대 교수(경찰안보학)는 그 시절 예산중 학생으로서 스티븐스 전 대사에게 영어를 배운 제자다. 경찰대 1기 졸업생으로 충남지방경찰청장(치안감)까지 지내고 지금은 대학교수로 후학 양성에 매진하는 중이다. 공직과 교직을 두로 경험했다는 점에서 스승인 스티븐스 전 대사와 비슷하다.

 

동영상에 출연한 백 교수는 “당시 시골 중학교 학생이었던 저는 미국인 선생님으로부터 미국어(영어)를 직접 배운다는 생각에 아주 기분 좋게, 신나게,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캐슬린 선생님, 이순호 선생님 두 분의 40년 전 저희들에 대한 애정과 노고가 있었기에 저희 예산중학교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이만큼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앞줄 오른쪽)가 대사로 재직하던 2008년 예산중학교 옛 제자들과 함께한 모습. 스티븐스 전 대사 옆이 백승엽 가천대 교수다. 동영상 캡처

비록 화상이지만 옛 동료 교사, 그리고 제자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들은 스티븐스 전 대사는 감개무량한 표정이 됐다. 그는 “평화봉사단원으로서 한국 교사로 근무했던 경험은 제가 살아오면서 한국의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보고, 한국으로부터 배우고, 한국 안에서 배운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평생 잊지 못할 한국 학생, 교사들, 학부모님들과의 우정과 교류의 근원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승의 날을 맞이해 한국의 모든 모든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라며 “여러분이 가르쳐주신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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