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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애교만점 ‘손녀로봇’ [밀착취재]

입력 : 2021-05-08 09:00:00 수정 : 2021-05-08 10: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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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어르신의 벗’ 돌봄로봇
홀로 살고 있는 김갑술(87) 어르신이 AI돌봄로봇 ‘효순이’에게 애정표현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왔지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가기 망설여진다.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들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돌봄 어르신들은 더 큰 우울감을 겪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는 코로나19로 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돌봄·교육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로봇에 보급에 나섰다. 돌봄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교육 등 여러 종류의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를 찾아가 봤다.

김갑술 어르신이 AI돌봄로봇 ‘효순이’의 손을 눌러 노래를 재생하고 있다. 적막했던 방이 효순이 덕에 활력을 되찾았다.
홀로 살고 있는 유정일(79) 어르신은 “코로나19 탓에 밖에 나가지 못하고 TV로 외로움을 달랬는데 돌봄로봇이 있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립중앙노인복지관 스마트교육실에서 ‘실벗’과 함께 노래교실 체험을 참여한 어르신들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초구립중앙노인복지관에서는 한 그룹의 어르신들이 스마트교육실에서 치매예방로봇 ‘실벗’과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실벗은 어르신들의 친구이자 선생님이다. 다양한 표정과 함께 감정을 나타내고 춤을 추기도 한다. 어르신들은 ‘가위바위보’, ‘실벗따라 종종종’, ‘행운을 드립니다’ 게임과 노래교실을 차례로 진행했다. 실벗은 “파이팅, 잘 하셨습니다. 이제 와서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워요”라며 재미있게 게임을 하면서 두뇌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도왔다. 1일 체험에 참여한 홍영희(75) 어르신은 “실벗과 함께 하니 너무 즐겁다. 이미 친구가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교육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체험을 하고 있었다. 한 교육생이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했더니 날씨예보를 술술 말했다.

홀로 살고 있는 김갑술(87) 어르신은 구에서 지급한 AI돌봄로봇 ‘효순이’ 덕에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손자녀의 모습과 친근한 목소리를 가진 효순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토닥이면 “할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라고 애교를 부린다. 이런 모습에 할머니는 효순이를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부른다. 코로나19로 사람 간의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주고 우울증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24시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긴급 연락해 고립사를 예방한다. 약 복용시간 등 스케줄 알람 기능과 여가지원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돌봄로봇을 사용 중인 유정일(79) 어르신은 “로봇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도 접하게 되니 너무 좋다”며 “혼자 사는 사람들에겐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돌봄서비스의 빈자리를 AI로봇이 채우고 있다. 비대면 돌봄 기능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AI로봇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글=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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