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참혹한 심정… 김태현에 법정 최고형을” 피해자 유족의 호소

입력 : 2021-04-20 17:16:58 수정 : 2021-04-20 18:46: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족 “가해자 이름 따서 김태현 살인사건으로 지칭되길 희망”
김태현이 지난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하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마스크를 벗어줄 수 있냐는 취재진의 요청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현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노원 세 모녀 사건‘이 아닌 가해자 이름을 딴 ‘김태현 사건‘으로 지칭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전날 ‘세 모녀 피해자 중 어머니의 형제자매들’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이 “김태현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가해자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글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45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언론에서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말하지만 이를 들을 때 가족들의 마음이 무너진다”며 “가해자의 이름을 따 ‘김태현 사건’으로 지칭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 발생 초기에도 피해 아동 이름(가명)을 딴 ‘나영이 사건’으로 불렸다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명칭이라는 비판이 일어 조두순 사건으로 명명된 바 있다.

 

이어 “유족들은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이 무참히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이 하루하루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참혹한 심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청하기 위해 어렵게 청원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제 동생은 어린 두 딸이 2살, 4살 되던 해에 남편을 여의고, 이후 20여 년 동안 오로지 두 딸을 밝고 건강히 키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살았다”며 “아빠의 부재가 삶에 흠이 될까 경제적 어려움이 그늘이 될까, 자신에겐 인색했으나 딸들은 부족함 없이 키우느라 온몸이 부서져라 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그 아름다운 삶이 사람의 탈을 쓴 악마의 손에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다”며 “가해자 김태현은 저의 조카를 3개월 넘게 스토킹했고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의 시신 옆에서 이틀이나 태연하게 먹고 마시며 죽은 사람의 지문을 이용해 증거를 인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김태현의 사과를 반성이라고 인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청원인은 “(김태현의 사과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또는 어떤 다른 그릇된 의도에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김태현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반성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며 “그동안 밝혀진 수 많은 증거들을 토대로, 법정에서 가해자 김태현이 얼마나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살인자인지가 철저히 확인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가해자 김태현과 같은 살인자는 죽는 날까지 사회로부터 철저히 격리되어야 하고 이것은 저희 유족의 생각만은 결코 아닐 것”이라며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난 25일부터 분노를 함께해 온 국민 여러분의 공분과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대신하여, 저희는 김태현이 반드시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받기를 간곡히 청원한다”며 글을 마쳤다.

 

앞서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했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으로 알게 된 큰딸에 교제를 요구하면서 수개월간 스토킹하다가 이에 거부당하자 앙심을 품고 퀵서비스 기사를 사칭해 주거지에 침입, 집에 있던 작은 딸을 먼저 살해하고 뒤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을 순서대로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김태현의 신상은 공개하기로 결정됐고 지난 9일 취재진 앞에선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있으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방호복을 입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임종필 부장검사)는 사건 기록 검토 등 조사가 더 필요하다 보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