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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프레온가스 배출 주범’…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입력 : 2019-05-23 06:00:00 수정 : 2019-05-23 18: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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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박선영 교수팀 / 세계적으로 생산·사용 금지된 가장 대표적 오존층 파괴물질 / 중국 동부서 年 7000여t 배출 / 유엔환경국조차 못 밝힌 사안 / 한·일 대기 농도 분석해 규명 /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국제적으로 생산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된 프레온가스(CFC-11)가 중국에서 매년 수천t씩 배출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지구상의 프레온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정확한 배출원을 찾아내지 못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선영(사진) 경북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 연구팀이 중국 동부지역에서 연간 7000t 이상의 프레온가스가 배출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의 한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가장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물질인 프레온가스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시작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감축 움직임이 일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지구 대기 중 프레온가스의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 등 모든 개발도상국에서도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지구상의 프레온가스 배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제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해양기상국(NOAA)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대기 중 프레온가스 농도의 감소 속도가 2012년부터 둔화했고, 북반구에서의 농도가 다시 짙어지기 시작했다. 유엔환경국(UNEP)과 오존사무국(Ozone Secretariats) 등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프레온가스를 배출하는지 밝힐 수 있는 연구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이었다.

박 교수 연구팀은 한국의 제주도와 일본의 하테루마섬의 대기 중 프레온가스 농도 관측 자료를 종합분석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중국 산둥성·허베이성 등 동부지역에서 다량의 프레온가스가 배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전 세계 프레온가스 증가량의 40∼60%를 차지한다.

 

프레온가스는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이후에도 세계 곳곳에서 건축물이나 냉장시설의 단열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돼왔다. 하지만 이로 인한 배출량은 이번에 밝혀진 중국 동부지역의 신규 증가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박 교수는 “현재의 배출량 증가는 오존사무국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된 새로운 생산·사용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지역의 프레온가스 배출량을 표현한 자료로 a 그림은 2008∼2012년, b 그림은 2014∼2017년 분포를 나타낸다. c 그림은 두 기간 사이의 배출량 변화를 표현한 것으로, 중국 동부지역은 배출량이 증가해 붉게 표시된 반면에 중국 남부 지역과 우리나라는 배출량이 감소해 푸르게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이번 연구를 통해 프레온가스의 배출지역과 배출량이 특정되기는 했지만, 배출량이 늘어난 경로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프레온가스는 생산 공정에서도 배출되지만, 프레온가스를 단열재에 채우는 과정에서도 많이 배출된다. 프레온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지목된 중국 동부지역에 프레온가스 관련 생산기지가 있는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동부지역의 실제 프레온가스 배출은 이번 연구 결과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 이번에 관측된 배출량 증가가 실제로 생산된 전체 프레온가스 양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단열재에 대규모로 이용됐다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프레온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 성황 박원순 서울시장(앞줄 왼쪽 다섯번째)과 이사벨 루이스 유엔환경아태평양사무소 부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에서 미세먼지 해법 논의에 나선 중국 등 아시아 35개 도시 대표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는 2050년까지 오존층을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UNEP와 오존사무국을 중심으로 노력해왔다. 중국의 프레온 가스 배출 행태는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경북대 온실기체 관측소는 2008년부터 온실가스 및 몬트리올 의정서와 교토 의정서 등에 의해 규제된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 측정하고 있다. 제주도 고산지역은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관측하기에 적합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대기 중 프레온가스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관측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프레온가스 외에도 새롭게 개발돼 사용이 급증하는 대기오염 유발 화학물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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