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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 육아 ? 아직도 먼나라 이야기” [뉴스 투데이]

입력 : 2019-04-22 06:00:00 수정 : 2019-04-22 0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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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 남녀 500명 설문조사 / 아내·남편 양육·가사 부담 7:3 / 맞벌이 부부도 분담 비중 비슷 / 주중 자녀와 놀이하는 시간은 女 3시간24분·男 1시간33분 / 돌발상황 도움 요청 친척 73% / 육아행복감 男 7.3점·女 6.5점

6살과 3살짜리 두 아이를 둔 엄마이자 보육교사로 일하는 A(38·여)씨의 하루는 쉴 틈이 없다.

 

오전 6시30분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출근하는 남편을 챙긴다. 오전 8시엔 아이 둘을 깨워 준비시킨 뒤 오전 8시40분 유치원·어린이집 버스에 태워 보낸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근무시간이다. 일이 끝나면 그 시간까지 유치원·어린이집에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이고, 남편이 퇴근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동안 청소와 빨래 등을 한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서야 A씨는 겨우 숨을 돌린다.

다른 워킹맘들의 하루도 A씨의 하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이 지고 있는 양육 가사 부담은 여전히 남성보다 많다. 전체 육아와 가사 중 여성이 7, 남성이 3을 담당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맞벌이 부부도 분담 비중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21일 육아정책연구소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 자녀를 돌보는데 부모가 어느 정도 역할을 분담하느냐’고 질문한 결과, 양육 부담을 총 10이라고 했을 때 평균 여성이 7, 남성이 3으로 나타났다. 결혼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여성·남성 각각 2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가사의 여성과 남성 분담 비율도 7대 3이었다.

 

맞벌이가 아닌 가구와 맞벌이 가구로 구분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외벌이 가구의 경우 자녀 양육과 가사 분담 비율 모두 여성 7.3대 남성 2.7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의 자녀 양육은 여성 6.7대 남성 3.3이었고, 가사는 여성 6.8대 남성 3.2였다.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세부적으로 구분해보면 가사는 대부분 여성이 도맡아 하고, 남성은 자녀와 놀아주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준비, 빨래 등 집안일을 여성이 담당하는 비율은 평균 83%에 달했고, 남성은 12.4%였다. 그런데 남성이 응답한 남성 가사 분담 비율은 17.6%로, 평균보다 높았다. 남성 스스로 더 많이 일을 나눠 하고 있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 셈이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 담당 비율은 여성이 78.5%였으며, 남성이 15%, 기타 6.5%였다.

자녀와 놀아주기 항목에서 남성 담당 비율은 37.4%로, 집안일보다는 높았다. 여성은 58.2%였다. 첫 자녀를 기준으로 여성이 자녀와 놀이를 하는 시간은 주중 평균 3시간24분, 주말 5시간29분이고, 남성은 주중 평균 1시간33분, 주말 4시간49분이었다.

자녀의 유치원·어린이집 등·하원은 아이의 조부모나 이웃 등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이 69.6%, 남성 18.4%, 기타 12%였다. 기타 비중은 맞벌이의 경우 14.7%로 더 높아졌다.

갑작스러운 상황 발생 시 도움을 받는 사람은 조부모나 친인척이 73%로 가장 많았고, 자녀가 다니는 기관 7.4%, 이웃이나 친구 6.4% 순이었다. ‘없음’ 비율도 8.4%에 달했다. 특히 홑벌이 가구는 15.5%가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답해 ‘독박 육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을 가능성이 컸다.

이렇다 보니 육아의 행복 정도는 10점 만점에 남성은 7.3점, 여성은 6.5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육아 행복감이 0~3점이라고 응답한 그룹을 대상으로 이유를 들어보면 육아를 도와줄 인력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30.3%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 역할을 맡은 등 여전히 육아와 가사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과 지역사회 돌봄 체계 구축, 시간제 유아지원 서비스 확대, 가정에서의 양성평등 실현 등 육아가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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