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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도 상원의 연이은 ‘어깃장’…“트럼프, 통제권 잃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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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6 11:33:34 수정 : 2019-03-16 13: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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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하원에 이어 공화당 주도의 상원을 통과했다.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거듭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했던 대로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당내 통제권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기 위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이 14일(현지시간) 찬성 59표, 반대 41표로 미 상원을 통과했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명, 민주당 45명, 무소속 2명이다. 공화당 내에서 12표가 이탈한 것으로, 지난달 상원(총 100석)보다 인원수가 4배 이상 많은 하원(총 435석)에서의 표결 당시 공화당 내 이탈표(13표)와 비슷한 숫자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유타)를 비롯, 수전 콜린스(메인)·팻 투미(펜실베이니아)·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마코 루비오(플로리다)·랜드 폴(켄터키) 등이다. 이들은 의회 예산 심사권을 무력화하고자 비상사태 선포를 남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거부권 행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취임 후 첫 거부권 행사다. 그는 15일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문서에 서명하며 “의회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자유가 있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민 정책은 한계점을 훨씬 넘어섰다”며 “엄청난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선 또다시 양원의 표결이 필요하며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해 실질적으로 결의안이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비상사태 저지 결의안 상원 통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화한 당내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트윗 등을 통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찬성표를 던지는 격”이라며 집안 단속을 시도했지만 공화당 내 이탈표를 막지 못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상원 내 공화당 의원들이 대통령과의 불화를 점점 감수하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수성향 칼럼니스트인 제니퍼 루빈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권을 잃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만에 상원에서 두 번째로 강타를 맞았다”며 “1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만적인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민주당과 손을 잡고 당론을 거스르며 표를 던졌다”고 언급했다. 앞서 전날에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라아비아 주도 연합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끝내는 내용의 결의안이 7표의 공화당 반란표로 인해 상원을 통과했다.

 

이 같은 상황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와 하원의 전방위적 공세와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을 수세에 몰고 있다. 공화당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에서 여권 내 이완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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