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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만 반성" 부산 여중생 사건 가해자 꾸짖은 판사

입력 : 2017-11-23 19:52:19 수정 : 2017-11-23 2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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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글로만 반성하는 거 같다'고 했다는데. 그 생각은 나도 든다."

23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 1부 심리로 열린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2차 공판에서 임광호 부장판사는 가해 여중생 3명을 이렇게 엄하게 꾸짖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가해 여중생 3명이 제출한 반성문이 일부 공개됐다.

주범으로 기소된 김모(14) 양과 정모(14) 양은 각각 10여차례와 30여차례, 혐의가 비교적 약한 윤모(13)양은 2차례 반성문을 각각 제출했다.

임 부장판사는  양이 반성문에 쓴 '구치소 이모'의 말을 인용하며 여중생들을 혼냈다. 정양의 반성문에는 구치소의 같은 방 수용자가 "너희는 글로만 반성하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는 문구가 있다.

임 부장판사는 "너희 안에 진짜 달라질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 봐야 하는데 반성하고 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며 "억울하다 생각 마라. 더 반성하라"고 질타했다. 

임 부장판사는 반성문을 제출한 윤 양의 어머니도 강하게 질타했다.

임 부장판사는 "윤양은 피해자가 아니다. 얘는 공범이에요"라고 말하면서 "어머니 글(반성문)을 보니 애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짐작도 간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도 꾸짖었다.
 
윤양의 어머니 글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세 여중생은 법정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김양은 반성문에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다. 내가 어리석다"고 적었다.
 
정양은 "사고 친 것은 난데 아버지가 무릎 꿇고 사과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나를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가 고맙다"며 반성의 의지를 나타냈다.

당초 이날 공판은 여중생 혐의에 대한 증거조사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검찰에서 여중생에 대한 3건의 사건을 더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증거조사는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임 부장판사는 1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여중생들에게 숙제를 냈다. 만약 징역형을 받고 3∼5년을 복역한다면 교도소 문을 나서면서 어떻게 살지를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임 부장판사는 "소년 사건은 빨리 끝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정말 고민이 많이 된다"며 "너희에게 희망이 있는지 꼭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김양과 정양은 지난 9월1일 또래 여중생을 골목으로 끌고 가 공사 자재와 유리병, 철제 의자 등으로 1시간 25분 동안 100여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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