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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더 오지말았으면”… 위협받는 생활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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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3 10:36:20 수정 : 2017-11-23 17: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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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관광객 증가로 거주 환경 악화 느껴
제주도민들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관광객 수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이하 한은 제주본부)의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민들은 관광객 증가로 거주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관광지가 되어간다는 뜻의 ‘투어리스티파이’(Touristify)와 지역 상업화로 주민들이 밀려난다는 뜻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이미 국내외 주요 관광지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이화동 벽화마을은 사생활 침해 등에 따른 거주민 불만으로 벽화 훼손 사건이 일어났으며 북촌 한옥마을 역시 지역주민들이 소음과 사생활 침해, 쓰레기 무단 투기 등에 시달리고 있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니스 시민들은 크루즈 관광객이 몰려들어 많은 부작용을 낳자 지난 6월 ‘관광객이 싫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중국인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시 연동과 내국인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구좌읍 월정리, 제주시 동문시장 등 10개 지역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인지도와 삶의 질을 측정했다.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주민은 거주지에 관광객 방문이 증가해 자신의 삶이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다수가 관광객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 물가, 자연환경, 안전 및 범죄율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관광객들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47.6%)’라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18.3%)’라는 답변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또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 역시 ‘그렇다(41.4%)’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18.8%)’보다 배 이상 많았다.

‘지역범죄율이나 교통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62.3%)’라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16.8%)’라는 답변보다 압도적이었다. ‘지역 자연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는 설문에도 ‘그렇다(47.6%)’가 ‘그렇지 않다(24.1%)’보다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최근 제주는 1인당 범죄 발생건수, 쓰레기 발생량이 전국 1위(2015년)를 기록하는 등 삶의 질을 위협하는 객관적 지표들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

하지만, ‘관광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질문에는 ‘그렇다(47.6%)’가 ‘그렇지 않다(22%)’라는 답변보다 지지도가 높았다.

보고서는 제한적인 관광객의 입도를 허용하기보다 제주도가 수용가능한 관광객수를 책정, 적합한 관광객수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지역주민을 위한 경제정책으로 건물주와 임차인, 관광산업 종사자와 기타 업종 종사자간 관광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필요성도 제시했다.

관광지화로 인해 줄어드는 주민 여가 시간과 공간을 보전하기 위한 여가시설 및 프로그램 제공, 전문 인력 배치 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여행자가 관광하는 만큼 지역사회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부정적인 경제·사회·문화·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공정여행 캠페인’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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