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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또 발생한 AI,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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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2 21:21:05 수정 : 2017-11-22 23: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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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제 발생 빈도 더욱 잦고
발생하면 지속기간도 더 길어져
인명·경제적 피해 최소화 위해선
선제 조치 통한 유입 차단이 최선
전북 고창의 오리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돼 당국이 예방 차원에서 오리 1만2000여 마리를 살처분 했다. 정밀검사 결과 작년에도 유행한 H5N6형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순천만 철새 조류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순천만을 비롯한 철새도래지 여러 곳이 폐쇄조치 됐다. 정부는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적으로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사실 지난주 일본 시마네현 마쓰에시에서 수거된 흑고니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바이러스 검출이 예상됐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 즈음이면 철새 이동에 따른 AI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 서로 비슷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설대우 중앙대 교수 분자세포병리학
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2003년이다. 그후 AI는 연례행사처럼 거의 매년 발생했다. AI 피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거의 3800만마리에 이르는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통상 11월쯤 발생해 이듬해 여름 전에는 끝나던 유행 기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름철에도 내내 지속됐다. 우리나라에서 AI는 이제 발생 빈도가 더욱 잦고, 일단 발생하면 지속기간도 더 길어지고 있으며 경제적 피해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AI 상황과는 다소 다르게 중국에서는 변종 AI 바이러스로 인해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13년 초 세상에 처음 나타난 H7N9형 AI 바이러스가 일부 돌연변이를 획득해 조류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더욱 치명적으로 변하고 있어서이다. 이 바이러스는 출현 이듬해 감염자가 대폭 늘더니 2015~2016년도에는 진정 기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갑자기 감염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13년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 1600여명이 감염돼 치사율 4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돌연변이가 더 진행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발생 지역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특히 돌연변이 양상이 다양해 백신 개발에도 어려움이 있어 보여 세계보건기구(WHO)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매우 주의 깊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H7N9형이 변이를 더 획득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만에 하나 지난 신종플루처럼 전 세계를 강타한다면 세상은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 신종플루 치사율은 0.1%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백신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40% 치사율의 치명적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세상이 온전할 리 없다.

조류에만 치명적인 AI 바이러스이든, H7N9형처럼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AI 바이러스이든 이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조치를 통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만일 유입 차단이 실패했다면, 이후에는 추가 확산 방지에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 예방적 살처분과 가금류 이동중지, 철새도래지 폐쇄 등이 그런 조치의 예다. 계절에 맞춰 날아드는 철새를 어쩌지는 못하지만 일단 사육 가금류에서 감염이 확인되면 사람이나 차량, 심지어 사육농장 애완동물의 출입마저도 철저히 통제하고 소독하는 등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된다.

H7N9형처럼 주로 중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인 경우에는 당국에서 관련 사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항과 항만 등 국내외 출입 방문객에게는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여행할 때는 가금류 사육 농장 방문을 자제토록 하고, 가금류를 식용으로 할 때는 반드시 끓여 익힐 것을 권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위험을 알리고, 만에 하나 감염 가능성이 있으면 입국 즉시 격리 및 치료를 받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러한 것은 공공의 안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고 지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이미 보아온 터다.

거의 매년 오지만 다시 AI 계절이다. 이번엔 큰 피해 없이 지나가도록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겠다.

설대우 중앙대 교수 분자세포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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