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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영화 속 지진 재앙, 남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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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7 21:13:34 수정 : 2017-11-17 21: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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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한국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더구나 이번 지진의 진원지는 이름없는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작년 경주지진보다 지표면에 가까워 규모에 비해 피해가 컸다고 한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감독 브래드 페이턴)에서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샌 안드레아스라는 큰 단층과 연결돼 있는 이름 없는 단층에서 발생한 강도 9.1 지진의 피해를 그리고 있다. 샌 안드레아스는 1906년 약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일어난 곳이며, 실제로 향후 30년 안에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영화에서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지진학 교수인 로런스 헤인스 박사(폴 지어마티)는 수업에서 1964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발생한 9.1 규모의 지진이 북미에서는 가장 큰 지진이었으며, 이 에너지는 1000만개의 원자폭탄과 맞먹을 정도라고 말한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끊어져 규모 9의 강진이 발생하게 되자, 미국 LA소방대의 구조헬기 조종사인 레이(드웨인 존슨)가 아내 에마(칼라 구지노)와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구하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지만, 헤인스 박사를 통해 지진에 관한 과학적인 정보를 알게 해주는 영화다. 지진이 났을 때 건물 내에 있다면 책상 안쪽으로 피해야 하며, 외부에 있다면 건물 외벽이 무너지거나 간판 등 부착물이 떨어졌을 때, 피해를 입지 않을 넓은 곳으로 재빨리 피신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지진의 위력과 엄청난 피해를 가시화해주는 이 영화는 지진 예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헤인스 박사는 지진예측 모델을 만들고, 현재 발생한 지진은 단층선에 따른 이동으로 일어난 것인데, 단층선 끝부분은 아직 이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진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괴물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규모가 너무 크기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하지만 동부 해안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경고한다. 그 후 건물이 모두 무너지고 쓰나미(지진해일)까지 몰려오게 되는 두려운 장면이 펼쳐진다.

이번 포항 지역의 지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도 몇 초간 파장을 약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 지진으로 지진예측에 관한 과학기술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다. 예측에 따라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외에 인간이 지진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 공포스럽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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