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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칼럼] 정상외교 슈퍼위크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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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3 21:12:49 수정 : 2017-11-13 21: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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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드 등 이제부터가 문제
각론에서 난제 산적한 상황
전략가·협상가 적재적소 활용
국민 지지 확보가 최우선 과제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를 옥죄는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연쇄 개별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었다. 지난주 내내 마음을 졸였지만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순탄하게 마무리됐고 그 사이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도 돌발변수는 없었다.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낳은 건 아니다. 대부분 이견과 갈등을 봉합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자제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이제부터가 문제다. 연쇄 정상회담은 각론에서 숱한 과제를 남겼다. 미국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 동참 요구에 대한 우리 입장도 정리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해소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시 주석이 사드 배치에 대해 한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 것은 갈 길이 멀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등 중국 측 3불(不) 요구를 받아들인 것과 관련한 후속 전략도 가다듬어야 한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에 대해 한·미·중 정상은 대북 제재·압박을 강화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중 정상은 북핵 관련 전략대화를 강화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야말로 정부가 신중하고도 주도면밀하게 다뤄나가야 한다. 연쇄 정상회담에서 북핵 대처방안이 논의된 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 북한이 9월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60일째 도발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핵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북 협상에 대해 “어떤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약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고 한다.

동맹국인 미국과의 세밀한 조율을 바탕으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할 때다.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비하면서 대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상황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결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때그때 국익을 감안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미리 전략을 세워놔야 적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난제들을 풀어나가려면 정부가 전략적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 잘 훈련된 전략가·협상가들을 외교 현장의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래서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외교협상 결과에 대한 논란을 빚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외교 노력에 대한 국내 지지 확보도 중요하다. 단합된 의지를 배경 삼아야 외교가 힘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에 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을 방문하려다 기상악화로 취소했다. 상징성이 큰 행사였는데 아쉬움이 크다. 판문점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군사분계선 이북은 북측이, 이남은 유엔이 각각 관할하는 특수지역이다. 정전협정 이행을 감시하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이 있는 곳이다. 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1991년 유엔군사령부 측 대표로 미군 장성 대신 한국군 장성이 임명됐다. 한국이 감당할 능력이 있고 국제사회 탈냉전 흐름과 부합한다는 취지에서다. 옳은 말이지만 북한은 군사정전위에서 철수했고 북·미 장성급 회담으로 대체됐다. 이처럼 섣부른 판단은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북한 문제를 다룰 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연쇄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정상들이 북핵 문제에 대해 냉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데 있다. 이 기회를 살려나가야 한다. 북핵 문제는 관련국들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하므로 지난한 과제다. 북핵 외교는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며 무작정 기다려서도 안 된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북한에 제재·압박을 가해 그 출구인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는 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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