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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겨냥하는 미국 / 꿈틀거리는 중국발 금융위기 위험 / 환전쟁 벌인 소로스는 무얼 할까 / 위험한 한국… 위기 대비해야

지난해 초의 일이다. 요란한 싸움이 벌어졌다. ‘돈 사냥꾼’ 조지 소로스의 말, “중국 경제는 경착륙한다”, “나는 이미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에 베팅했다.” 그의 말을 신호로 국제투기자본도 대거 움직이지 않았을까. 난리가 났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경제를 공매도하겠다는 것인가. 대체 어느 곳의 논리냐.” 인민일보, “소로스로 인해 아시아 통화는 투기성 공격에 직면해 있다.”

 

소로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얼추 10년 주기가 돌아왔으니 다시 도박에 나선 걸까. “큰 장이 선다”고 생각했을 것은 분명하다.

 

공격은 실패했다. 중국 경제는 괜찮았을까. 멍들었다. 2014년 6월 3조9932억달러이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2월 3조2023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무역수지 흑자, 해외기업 사냥을 이리저리 따지면 환율방어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후 중국은 용틀임하지 못한다. 지금은 간신히 3조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드 보복’과 같은 엉뚱한 일을 꾸미는 판에 용틀임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소로스는 두 손을 든 걸까.

 

지난 일을 곱씹는 것은 북핵 진검승부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말,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 “단 한 가지 수단만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무슨 뜻일까. 북한을 폭격하겠다는 것일까. 그 말이 무슨 뜻이든 분명한 점 한 가지가 있다. 싸움은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폭풍 전의 고요’. 북한만 대상일까. 그런 것 같지 않다. 미국에 ‘핵 족쇄’를 채운 것은 북한이지만 배후에는 중국이 서 있지 않은가. 중국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산전수전을 겪고, 머리 회전이 빠른 트럼프 대통령, 그것도 모른다면 미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는 것 아닐까. 중국의 손발을 묶지 않으면 북핵 해결은 어렵다는 답.

 

섬뜩한 말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발언이다. “중국이 유엔 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을 추가 제재하겠다”고 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북을 쳤다. “중국 초상(招商)은행과 농업은행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북한 무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중국 금융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실 더미라는 중국의 은행들. 실제 부실 비율은 20%를 넘는다고 한다. 금융 제재는 부실을 표면화시키는 방아쇠일 수 있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말에는 중국을 사냥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 담긴 것 아닐까. 중국은 지난달 28일 공고를 냈다. “북한의 기업과 개인이 중국에 설립한 합작·합자·외자기업은 120일 안에 모두 폐쇄하라.” 북한 계좌를 전면 동결시켰다는 말도 들린다. 왜 납작 엎드리는 걸까. 환(換) 공격을 걱정하기 때문은 아닐까.

 

 

강호원 논설위원

다시 묻게 되는 질문, 소로스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워싱턴 정가에 “중국을 쳐 북핵을 제거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중국 흔들기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세계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위기의 진원지는 미국이었지만 공포가 덮친 곳은 중·러다. 왜? 미국이 ‘달러스와프 동맹’에서 배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외환위기 직전까지 갔다. 2008년 10월 30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총리 회담을 열고 위안·루블화 연대를 구축한 것은 그 때문이다. 2009년 4월 맺은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도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위태롭다. 왜? 북핵을 보나, 미국 우선주의를 보나, 동북아 G2 대결을 보나, 핫머니 흐름을 보나 “이제 중국을 쳐야 할 때”라는 결정을 내릴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더 위험한 곳은 우리다. 중국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요동친다. 하지만 더 불안한 것은 ‘의심받는 동맹’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2008년 위기는 어떻게 넘겼을까. 미국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미국은 서방국가 외에 한국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를 달러스와프 동맹에 끌어들였다. 전략적 선택이다. 지금은? 보호의 틀은 작동할까.

 

‘무서운 금융전쟁’은 꿈틀거린다. 어찌 넘겨야 하나.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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