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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구정을 이끄는 원동력은 ‘독서’… 정책 설득 논리도 책으로 개발”

입력 : 2017-06-25 23:53:46 수정 : 2017-06-25 23: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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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서울관악구청장 / 체온 담긴 ‘365 자원봉사도시’ 등 호기심 자아내는 이름 짓기 즐겨 / 취임 초 도서관 5개서 38개 증가 / 책 바다에서 아이들 ‘용꿈’ 꾸길 / 남은 1년 ‘여성·아동 천국’ 조성 / 150억 투입 종합센터 개설 추진
“리더십은 언어에서 나옵니다.”

유종필(60·사진) 서울 관악구청장은 항상 호기심을 자아내는 네이밍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구의 도서관 확대 정책은 ‘책 읽는 도시’로,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은 ‘365 자원봉사도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 구청장은 도서관을 바탕으로 지식도시로 거듭날 관악구의 비전을 ‘책 읽는 도시’에 담았다. 사람의 따뜻한 체온(36.5도)과 정을 매일 나누자는 의미가 ‘365 자원봉사도시’ 이름에 담겼다.

23일 관악구청에서 만난 유 구청장은 “재미와 의미가 담긴 이름을 붙여야 그 사업에 생명력이 깃든다”며 “재치 있는 이름으로 구민들과 직원들의 호응을 끌어내면 추진력도 배가돼 곧장 성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이름 중 유 구청장이 큰 애착을 보이는 이름은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이었다. 지난 2010년 취임 후 ‘책 읽는 도시’를 선포한 유 구청장은 관악구의 지식복지 인프라를 갖추는 데 공들여왔다. 취임 초 5개에 불과하던 도서관은 현재 43개로 늘었다. 관악구청 1·2층에 자리 잡은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은 지난 2012년 개관했다. 유 구청장은 “도서관을 찾는 구민들이 의미 있는 꿈을 꾸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용꿈’이라고 이름 지었다”며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만, 책의 바다에서는 용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관악구의 독서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현재 관악구에서는 469개의 독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지난 7년간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북스타트’ 사업에 참여한 영유아는 2만3000명이 넘었다.

유 구청장이 책 읽는 문화를 장려하고 도서관을 늘린 까닭은 무엇일까. ‘세계 도서관 기행’,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등 6권을 저술한 그는 구정을 이끄는 원동력을 독서라고 밝혔다. 유 구청장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독서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책 좋아하는 소수만 혜택을 본다’, ‘도서관이 밥 먹여 주냐’며 작은 도서관 설치에 반대하던 구민들에게 그는 “도서관이 밥 먹여준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유 구청장은 집 근처 동네 도서관 덕분에 성공했다는 빌 게이츠의 경험을 비롯해 다양한 명사들이 들려주는 독서 장점을 이야기하며 반대 여론을 설득했다.

그는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이강원 세계장신구박물관 관장의 ‘장신구로 말하는 여자’를 가장 인상 깊은 책으로 골랐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장신구박물관을 다녀온 유 구청장은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장신구를 매개로 여성의 정서와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며 “오는 7월 선포할 ‘여성친화도시, 관악’ 정책을 구상하는 데 새로운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은 1년 동안 관악구를 ‘여성천국, 아동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유 구청장은 150억원을 투입해 여성의 출산·보육·직업교육 등을 위한 종합서비스센터 개설을 추진한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제가 슬로건을 내세워 관심을 집중한 사업은 모두 성과를 냈다”며 “남은 임기 동안 재미와 감동, 유익함 모두를 담은 정책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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