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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신체 조직 작은 이미지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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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0 21:41:53 수정 : 2017-06-20 21: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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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토마셀리
‘울림, 탄성 그리고 떨림’
미국 작가 프레드 토마셀리(Fred Tomaselli, 1956~)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작가다. 갖가지 형상을 담고 있는 티베트 탱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몽롱하고 격렬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콜라주 작업으로 유명하다. 국내 작가들 중에도 같은 분위기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을 정도다.

다양한 색과 형태의 알약을 병렬구조로 늘어놓거나 치료효과가 있는 허브와 환각성 식물들을 이미지로 사용한다. 때론 신체조직은 물론 꽃, 새, 나비 등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유토피아적 ‘저 너머의 세계’로 인도하는 작가 나름의 의도로 보인다.


(213.4×304.8㎝, 미국 올브라이트 녹스 아트갤러리)
작품 ‘울림, 탄성 그리고 떨림’은 티베트 탱화 속 절단된 몸 조각들처럼 신체 조직이 작은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 작가는 탱화 속 죽음의 신인 염라대왕을 자주 들여다보며 작업을 했다. 염라대왕은 사람이 죽어서 가는 명부의 시왕 중 다섯 번째 왕이다. 시왕은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열 명의 대왕을 일컫는 말이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 속에서도 유교가 사후의 세계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불교의 명부 신앙은 매우 넓게 확산될 수 있었다. 죽음을 위무하는 기능이 강조되어 존립의 정당성을 확보했던 것이다. 결국 명부전은 조선시대 불교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죽음이 종교의 버팀목이 된 셈이다.

명부전의 도상은 공포심을 자아내는 그로테스크한 도상으로 가득하다. ‘회화는 숭고한 것 위에 놓인 창문이자 현실의 샘’이라고 한 토마셀리의 도상도 어떤 면에서는 매한가지다. 모두가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방책일 것이다. 예술도 종교도 그런 점에선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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