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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축구 못하는 선수 나와선 안돼… 박봉의 지도자들 처우 반드시 개선돼야”

입력 : 2017-03-27 20:51:23 수정 : 2017-03-27 20: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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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유소년축구연맹회장
“처음엔 아저씨였는데 언젠가부터 ‘축구 할아버지’가 됐다. 그렇지만 열정만큼은 변함없다.”

지난 1월 취임한 김영균(68·사진)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회장은 국내 유소년 축구의 산증인이다. 1996년 유소년연맹이 출범할 때 연맹 발기인으로 출발을 함께했다. 연맹 창립 때부터 2016년 1월까지 김휘(73) 전 회장을 보좌하며 축구 꿈나무 육성을 위한 실무 총괄 책임을 졌다.

김 회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연맹사무실에서 “20년 넘게 유소년축구 행정가로 일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소년 선수와 지도자의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임 회장이 워낙 잘 했고, 연맹의 수장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판단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어깨가 훨씬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유소년 축구 시절 이승우, 장결희(이상 FC 바르셀로나)를 발굴한 게 최대 성과라고 밝힌 김 회장은 “중등학교에서는 유소년 때 발굴할 선수를 갖다 쓰면 된다. 그만큼 꿈나무를 발굴하는 유소년 축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귀엽다. 때 묻지 않은 승부욕도 보기 좋다”며 활짝 웃었다. 21년 전 170여개이던 유소년은 현재 400여개가 넘어섰다.

김 회장이 4년간 역점 사항으로 꼽는 것은 좋은 소질에도 돈이 없어 축구를 못하는 선수들을 돕는 것이다. 김 회장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축구를 그만둬야 하는 유망주가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자신이 어렸을 적 그러한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남긴 잿더미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회장은 대구 현풍초등 6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공차는 게 좋아서가 아니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학교를 다니려면 운동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아야 했다.

대구 현풍중-성광고를 거쳐 축구로 대학까지 졸업한 그는 대학 입학 후 축구인생 2막을 준비했다. 만 24세 나이로 대구 보성기술중학교 감독이 된 그는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초등축구를 자주 접하게 됐다. 그 인연으로 대구에서 초등축구 전국대회를 유치되는 데 힘을 보탠 게 유소년 축구와의 만남이었다. 김 회장은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때까지 손자 같은 선수들이 공을 차는 걸 보고 있다. 축구 할아버지라는 별명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돈이 없어 축구를 포기하려는 선수가 나와선 안 된다. 또 박봉에 시달리는 지도자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며 “유소년 축구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실무자 때처럼 현장을 누비겠다”고 다짐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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