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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대선 재수생’이다. 2012년에 이어 2017년 또다시 대선 정국 한가운데 선 그에게선 이전과 다른 면이 여럿 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권력의지’다. 이전에 늘 따라붙던 “권력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젠 찾아보기 어렵다. 여러 야권 인사의 꾸준한 설득에 사실상 “불려 나왔다”던 지난 대선과는 사뭇 다르다. 문 후보 스스로도 ‘대세론’을 설파하며 ‘가장 준비된 대통령감’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정권교체가 정말 절박하다”는 말로 이 같은 심경 변화를 설명한다. 


박성준 정치부 차장
정국 한복판에서 문 후보가 보여주는 모습도 5년 전과는 결이 다르다. 지난번 “사람이 먼저다”를 주창했던 문 후보에게 주어졌던 인상 평은 대체로 ‘순하다’ ‘선하다’ 류였다. 지지세력의 강권에 불려나온 그에게선 ‘문재인의 운명’은 보였어도 의지는 찾기 힘들었다. 거대한 당·선거 조직에 둘러싸인 정치초보 대선주자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흔들리던 모습이 대중의 기억에 각인됐다.

학습효과 때문일까.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는 때로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원칙을 고수하며 의지를 관철해 나가고 있다. ‘더문캠’ 내부에선 선거운동 출발점인 대선 출마선언을 “앞당기자”는 의견이 꽤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로 끝까지 고수했다고 한다. 영입인사 구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탈당 등 경선 초반 돌출 악재에도 여간해선 꿈쩍도 않는 맷집을 보여준다.

독해진 면도 보인다. 경쟁자 안희정 후보가 “사람을 정떨어지게 하고 질리게 한다”고 최근 문 후보를 공개 비판까지 한 배경에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비문 진영을 향한 문자폭탄 공세가 자리 잡고 있다. 안 후보는 수차례 “자제시켜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빈말 한마디 없이 “정치인이라면 그런 문자를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그 역시 당원과 국민의 뜻이고 의사 표현”이라는 입장을 일관해 안 후보를 크게 실망시켰다는 후문이다.

‘달라진 문재인’으로서 아직 확인 안 된 부분도 있다. “당 중심 후보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지난 대선 문 후보 패인으로는 “선거운동이 ‘친노만의 잔치’로 치러졌다”는 평가도 있다. ‘노란 옷(노란색은 옛 민주당 상징색)은 후보 곁에 접근도 하지 말라’는 지침 아래 민주당 의원은 유세 단상에 오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선거운동에 핵심 지지층은 열광했지만 결국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는 것이다. 지금 더문캠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홍종학 전 의원은 지난 대선 직후 “민주당은 당을 경멸하는 공연기획자에게 유세 기획을 맡겼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물론 민주당이 사상 최고 지지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당이 지난번처럼 푸대접 받지는 않을 듯하다. 하지만 관건은 “차기 정부는 문재인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가 될 것이다”는 문 후보 다짐이 지켜질 것인가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세력이 당을 접수하고 다음 정부를 꾸리는 낡은 풍경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선거운동 도운 사람들의 선거로 끝나선 안 된다”는 안 후보 우려는 새겨들을 만하다.

박성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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