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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척결”… 러시아 전역서 反정부 시위

입력 : 2017-03-27 20:49:25 수정 : 2017-03-27 20: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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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개 도시서 시민 최대 1만명 참가… 메드베데프 부정 축재 보고서 계기 / 야권운동가 나발니 등 수백명 연행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공직자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쪽 칼리닌그라드까지 99개 도시에서 수백명에서 많게는 1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반부패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1∼2012년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동시다발적 시위라고 NYT가 전했다.

이번 시위는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대표적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최근 발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축재 보고서가 계기가 됐다. 나발니는 보고서에서 메드베데프 총리가 국내외에 대규모 부지와 저택, 포도원,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유튜브에서 11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메드베데프 총리는 해명하지 않았고, 당국도 조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이 26일(현지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공직자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연합뉴스
이에 나발니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부패 조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하자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모스크바에서는 푸슈킨 광장과 인근 트베르스카야 거리에서 경찰 추산 7000~8000명이 참가한 시위가 진행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5000여명이 중심가에 집결했다. 시위대는 “여기는 우리들의 도시다”,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집회라는 이유로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나발니와 수백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나발니는 체포된 후에도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와 시위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괜찮다. 나를 꺼내기 위해서 싸울 필요가 없다”며 “트베르스카야 거리를 행진하라. 우리의 목표는 부패척결”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경찰은 약 5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으나 시민단체 ‘OVD-info’는 1000명 이상이 붙잡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시위가 불법적이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야권의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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