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저널(WSJ)은 국제동맹군에 포위된 IS가 수도 락까에서 내부 동요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IS는 탑카 댐 붕괴와 관련해 일부 간부들이 대피를 지시했지만 다른 조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락까에 남으라’는 상반되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지난 수년간 엄격한 규율로 락까를 통치했던 IS가 이런 혼란을 자초하는 건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동맹군은 IS가 오히려 락까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탑카 댐에 폭탄을 설치해 저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맹군의 조지프 스크로카 미 육군 대령은 “우리는 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락까가 동맹군에 점령될 경우 IS 조직원들이 인근 데이르 에조르로 이동해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락까가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의 기세가 점점 약화하고 있지만 동맹군이 17일 이라크 모술에서 벌인 최악의 오폭사건이 대(對)IS 전쟁의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맹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라크 모술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폭탄을 떨어뜨린 사실을 시인했고, 이라크 현지 언론은 사망자 수가 200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동 전문매체 뉴아랍은 이날 구조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모술 민간인 사망자가 이보다 300여명 많은 511명에 달하고, 이 중 15세 이하 어린이가 187명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동맹군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폭이 발생한 17일 공습작전을 수행한 영국 공군 측이 발뺌하는 등 진상 규명이 더뎌질 경우 이라크·시리아 국민들 사이에서 반(反)서방 정서가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공군 측은 17일 공군 지원을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오폭에 따른 민간인 살상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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