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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음모론 이젠 걷어내고 신뢰사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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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7 01:08:39 수정 : 2017-03-27 01: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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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인양되면서 음모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세월호 진실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인양에 늑장을 부렸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왔다’는 표현에 잘 압축돼 있다. 3년의 오랜 기다림과 안타까움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세월호 7시간’ 의혹과 맞물려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그제 밤 완전히 선체를 드러낸 세월호는 이르면 내일 목포 신항에 도착한다고 한다.

세월호 같은 대형 여객선을 통째로 인양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힘들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사고 해역은 유속이 워낙 빠르고 수심이 평균 37m에 이른다. 해상 크레인을 활용한 플로팅독 인양방식을 재킹바지와 탠덤리프팅 방식으로 바꾼 것이 불과 넉 달 전이다. 무엇보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장비 임차료와 인건비만 합쳐 하루 10억원에 달한다. 인양 방식을 놓고 오락가락한 것은 맞지만 인양 시기를 늦출 이유는 없었다고 봐야 옳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제기됐던 그간의 의혹들은 근거가 없는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 완전 부양된 세월호는 녹슬고 긁히고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처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균열 등 외부 충격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암초나 다른 선박, 잠수함과의 충돌설, 심지어 폭침설까지 나돌았으나 낭설이었음이 명확해졌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선 무슨 대형 사건 사고만 났다 하면 음모론과 유언비어가 춤을 추기 일쑤였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 천안함 폭침, 비무장지대(DMZ) 내 목함지뢰 폭발, 김정남 독극물 살해 등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통합 수준은 1995년 이후 20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념·세대·계층·지역 간 갈등이 심한 데다 구성원 간에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서로 믿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도, 행복한 사회 건설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드리운 불신의 장막을 걷고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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