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중국 사드 보복, 적극 대응 않으면 ‘동네북’ 된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7-03-22 01:00:41 수정 : 2017-03-22 01:00: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중국 내 반한(反韓) 기류가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 랴오닝성 선양의 한 호텔에는 태극기를 바닥에 깔아 놓고 ‘한국인을 밟아 죽이자’는 팻말이 세워졌다. 이 호텔 지하 술집에는 ‘한국인과 개는 출입을 금한다’는 팻말도 있다. 톈진 헬스장 두 곳에는 갈기갈기 찢은 태극기를 샌드백에 걸어 놓았다. 크고 작은 반한 시위는 곳곳에서 이어진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급기야 ‘재외국민 신변안전 긴급 공지’를 띄웠다. “시위 장소에 가지 말고, 중국인과 불필요한 논쟁을 삼가고, 대중 밀집지역 출입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한국인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한 기류의 중심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중국 정부는 교역과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보복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현지 점포 99곳 중 90곳의 문을 닫았다. 현지 기업들은 한글 간판조차 내걸지 못할 판이다. 한 기업은 한글이 들어간 LED 옥상간판을 철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한 가방공장에는 중국 공안이 찾아와 “사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대답을 카메라로 촬영해 갔다고 한다. 광저우·선전의 한국인 거주지역에서는 수시로 불심검문까지 당하는 지경이다. 누가 봐도 치졸한 사드 보복이 아닐 수 없다.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북한과 똑같은 ‘깡패 국가’나 하는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드 보복은 해킹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 결정 후 국방부와 국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 공격은 90건에 달했다. 홈페이지에 중국 국기를 내거는 화면 변조에서부터 군사 기밀을 탈취하려는 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국 정부가 개입했거나 방조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사이버 공격이다. 철저히 조사해 중국 정부의 개입 여부를 밝혀야 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공식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의만 제기할 일인지 의문스럽다. 제기한 때는 17일이다. 정부는 이의를 제기하고도 그제까지 사흘 동안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았다. 중국 눈치를 본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이런 솜방망이 대응으로는 곤란하다.

정부는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중국의 보복이 국제사회의 자유무역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불법적인 보복행위를 WTO에 정식 제소하고, 미·일 등 우방국과 국제사회에 중국의 부당행위를 알리는 외교전에 돌입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도 한·중관계의 미래까지 훼손하는 옹졸한 행동을 당장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중국의 오만방자한 행패를 멈추게 할 수 있다. ‘한국은 때리면 맞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그들의 행패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사드 보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동네북’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