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법치와 청렴이 국가 번영을 결정한다

리처드 W 란(미국 칼럼니스트)

한나라가 부유한가 아니면 가난한가 여부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단일 결정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부의 지출, 세수, 규제, 통화안정의 수준이 아니다. 물론 그런 요인들도 매우 중요하기는 하다. 규칙이 명시적이 공정하며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고 부패가 용납되지 않는 법의 통치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위대한 국가들과 제국들의 최후에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부패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전형적인 사례다.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종말은 외부의 압력보다는 정권 내부에 만연한 부패 및 법치 결여와 더 많은 관계가 있다. 마거릿 대처 총리,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주로 말로 공산정권들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공산 정권들의 각종 기반이 너무나 썩어서 진실의 힘만으로도 마지막 대공세를 가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고도로 부패한 나라들은 일반적으로 가난하며, 법의 통치를 시행하고 부패 수준이 낮은 나라들은 일반적으로 비교적 번영한다. 1인 소득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개국 역시 법의 통치 및 청렴성 면에서 순위가 매우 높아서 상위 10% 안에 든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각국 정부 부문과 세율이 적정 수준보다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커다란 불리한 점은 정실 특혜가 배제된 가운데 매우 낮은 부패 수준과 엄격한 법의 통치 준수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되고 있다.

번영과 부패는 같은 장소에 오랜 기간 공존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부패한 자를 지지하여 투표하는 몰지각한 시민들은 자신의 경제와 시민사회의 사형집행 영장에 서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주=오성환 외신전문위원 suhwo@segye.com

△determinate: 확정적인, 확실한 △prime: 최고의, 전형적인

△topple: 넘어뜨리다, 실각시키다 △final push: 마지막 대 공격

△when it comes to-: ∼에 관한 한 △well above: 아주 위에

△favoritism: 편애, 정실 △death warrant: 사형집행 영장

△unthinking: 생각이 없는, 경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