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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더 이상 국민 불안 없게 하루빨리 정국 안정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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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2 21:56:12 수정 : 2017-03-12 21: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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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더니 개구리가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지나 요즘 낮 수은주가 10도를 넘으면서 피부에 스치는 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지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서귀포 해안가에는 노란 물감을 들인 듯 유채꽃이 만발하고 있다. 따스한 봄볕 아래로 물줄기가 쏟아지는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의 폭벽에도 이끼들이 푸름을 뽐내고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이 그나마 숲에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이유도 식물체의 심미적 변화를 오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식물의 생체는 경이롭고 신비하다. 국화는 일조량에 따라 꽃의 개화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수국의 경우 토양이 중성에선 백색꽃, 산성에선 청보라, 알카리성에선 연분홍꽃을 피운다.

상식적 유전 메커니즘을 거부하는 식물과 나무도 있다. 철분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아욱은 해가 지면 일제히 얼굴을 동쪽으로 돌려 아침을 준비하는 마술을 부린다. 서양에서는 목련이 봄마다 피어나 ‘부활’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세월호 참사 때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일명 ‘잭슨 목련’을 안산 단원고에 기증해 우리의 슬픔을 위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손에 간섭을 받지 않은 야생화나 아예 이름 모를 꽃을 발견하거나 만나는 기쁨은 더 크다. 상처도 꽃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향나무는 자기를 찍은 도끼에도 향을 남긴다고 한다. 아지랑이가 곱게 피어나는 봄은 섬 처녀처럼 부끄러움을 타는 계절인가 보다.

분명 봄이다. 그런데 아직 마음은 봄같지 않다. 나만의 생각일까. 어서 정국이 안정돼 우리 마음에도 따스한 봄볕이 내리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명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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