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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수석은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대치동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굳은 표정으로 도착했다.
이날도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인 우 전 수석은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최순실을 모른다"고만 답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며 질문하는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우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별감찰관법 위반과 직무 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사실상 마지막 구속영장 청구대상으로 삼을 만큼 우 전 수석은 만만찮은 상대이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발부 여부와 함께 결정까지 과연 몇시간이나 걸릴지가 관심사이다.
지금까지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 후 발부까지 중 심사가 가장 길었던 이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지난 16일 오전 영장심사부터 17일 새벽 발부까지 무려 19시간이나 걸렸다.
영장 발부까지 소요시간이 길었던 만큼 혐의가 명쾌히 입증되지 않았거나 달리 해석할 여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재판에 가서도 유·무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기도 하다.
반면 시간이 짧았다면 혐의 신빙성이 있고 없고가 비교적 명쾌하다는 신호이다.
이와 달리 검찰이 청구했던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걸린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지난해 11월 3일 오후 3시30분부터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간 최씨에 대해서는 7시간 만에 구속영장이 떨어졌다.
우 전 수석은 20세에 최연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른바 '소년 등과' 주인공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를 담당하는 등 검찰조직내 에서도 꽃길을 걸어왔다.
이에 반해 권력형 비리를 걷어내야 할 책임자인 우 전 수석이 제몫을 못한 것이 확실하고, 그 자신도 혐의를 계속 부인해 왔기에 법원이 비교적 쉽고 빠르게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19시간 기록을 넘어서든, 아니면 예상외로 빨리 결론이 나오든, 그 결과를 놓고 각가지 해석이 이어질 전망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그래픽=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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