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탐색] 주민 20% 교통사고 희생… ‘죽음의 도로’

입력 : 2017-02-21 15:00:22 수정 : 2017-02-21 15:00: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북 장수 금천마을 불안한 나날 / 마을 앞 급경사 국도 19호선, 확포장 후 20년간 23명 사망 / 왕복 3·4차선… 과속 일삼아 / ‘S형’ 도로 구조 개선 급선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사고 때문에 불안해 살 수가 없어요. 관계기관에 수없이 요구를 해도 별다른 대책이 없어요.”

20일 전북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금천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금천마을은 백두대간 자락이자 금강 발원지인 수분령(해발 530m) 아래 자리한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마을 앞을 급경사로 가로지르는 국도 19호선(장수로)이 확포장되면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아 ‘죽음의 도로’가 됐다.

국도 19호선은 수분령 너머 북쪽 장수군 소재지와 남쪽 남원시를 2차로로 연결하는 도로다. 현재 이 마을 앞 약 900m 구간만 왕복 3, 4차선이 혼재돼 있어 일시 과속을 일삼는 데다 ‘S’ 자로 구부러진 선형에 양측 갓길에는 농기계 전용도로까지 결합된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전북 장수군 번암면 금천마을 이장 서동배(52)씨가 20일 마을 앞을 관통하는 국도 19호선을 가리키며 교통사고 원인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장수=김동욱 기자
이로 인해 지난달 16일 오전 7시쯤 마을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주민이 관광버스에 치여 숨졌다. 이 주민은 몇 해 전에도 방학을 맞아 외지에서 놀러온 초등학생 손자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이 같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마을 주민들은 1997년 전세버스가 굴러 11명이 숨진 이후 20여년간 줄잡아 23명이나 된다. 110명을 웃돌았던 주민 수는 90명으로 줄었다. 마을 주민 10명 중 2명 가까이가 교통사고로 희생된 셈으로,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관계기관도 공감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고방지를 위한 뾰족한 해결책이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직접적인 관할 책임이 아니라는 이유거나 예산부족 등 이유에서다.

마을 이장 서동배(52)씨는 “근본적으로 지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선형을 바꿔 우회로를 개설하는 게 필요하다”며 “우선 과속단속 카메라와 중앙분리대 설치, 버스 승강장 이전 등을 통해 추가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