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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삼성 평판 추락…경제위기 ‘적신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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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1 01:21:12 수정 : 2017-02-21 0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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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기업평판 42단계 하락… 무분별한 대기업 때리기는 우리 경제에 ‘교각살우’ 될 수도 삼성전자의 평판이 크게 추락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작년 11월 말~12월 중순 미국 내의 기업 평판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49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7위에서 42단계나 떨어진 순위다. 48위인 현대차보다 한 단계 낮다. 삼성전자는 2012년 13위, 2013년 11위, 2014년 7위에 이어 2015년에는 구글과 애플을 누르고 3위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는 삼성을 두고 세계 언론은 “한국은 망해도 삼성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런 삼성의 추락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삼성의 평판 추락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한몫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영향을 미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다. 조사 시점이 삼성이 연일 외신에 오르내리던 때이니 그렇다. 해리스폴 보고서가 “리더의 불법 행위가 기업 명성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지적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의 이미지 추락이다. 포승줄에 묶여 특검에 불려 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은 ‘비리기업’으로 낙인찍히기에 충분하다.

삼성만 문제 되는 것도 아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늘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특검에 고발한다고 한다.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고 목소리도 높였다. 시민단체의 요구대로 대기업 총수들이 특검에 줄줄이 불려나간다면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는가.

이번 사태를 두고 외국 경쟁사들은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 기업과 ‘반도체 부흥’에 나선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은 대반전을 노리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의 위기는 일본 기업이 만회할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우리 경제 상황을 돌아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2년 연속 급감하면서 수출 규모 세계 6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하기는 5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저성장 속에 실업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제 균열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런 판국에 경제를 살리자는 목소리는커녕 오히려 반기업 법안과 주장만 난무한다. 시민단체들은 ‘재벌 해체’를 외치고, 야당은 기업의 발목을 묶는 상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고 상품을 수출하는 것은 모두 기업 하기에 달렸다. 그렇다면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기업을 옥죌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순리다. 재벌의 잘못된 관행은 개혁해야 하겠지만 탄핵 정국의 국민 정서에 편승해 재벌을 혼내주겠다는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자칫 쇠뿔을 바로잡자고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냉철한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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