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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톡戰] "뭐든 쉽게 잊는다"…韓 '글로벌 호구'?

입력 : 2017-02-21 13:00:00 수정 : 2017-02-21 16: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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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뭐든 쉽고, 빨리 잊는 경향이 있다. 몇몇 부도덕한 기업도 문제지만, 줏대 없는 한국인들도 문제다. 이러니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인들을 이른바 '호구'로 아는 것이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20대 대학생 A씨)

"최순실 등 국정 농단 사태 주범들이 계속 이렇게 버티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냐?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어 버리는 한국인들의 습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우리 국민 수준인데 누굴 비난할 자격이 있나?"(30대 직장인 B씨)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던 기업을 언론에서 다시 조명하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린다. 이러니 일부 재벌 2·3세가 '국민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에도 징벌적 손해배상, 피해자 집단소송의 입법화가 필요하다."(40대 주부 C씨)

기업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해당 기업의 제품 구매를 중단하자는 불매운동이 종종 벌어지지만,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적잖다.

이슈가 터졌을 때만 잠시뿐이고,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가 반복되는 탓이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대체 제품에 대한 구매운동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은 특정 기업 또는 관계자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을 때 불매운동을 벌인다.

실제 국정 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제부가 운영하는 한 업체의 어린이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육아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된 바 있다.

해외 기업을 상대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의류 제조·유통일괄형(SPA) 업체인 포에버21과 H&M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올려 논란이 일었고, 이에 격분한 국내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다.

◆소비자 불매운동 정말 효과 있을까?

불매운동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몇몇 소비자단체 등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옥시는 지난해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철수했다. 또 이 회사의 손 세정제와 표백제, 제습제 등은 수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결국 다른 기업들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대상 업체는 이슈가 터졌을 때 잠시 흔들렸을 뿐 그 타격이 오래가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순실씨 제부의 어린이 브랜드 제품은 지난해 10월 관련 보도가 처음 나온 뒤 11월 들어 매출이 떨어졌지만, 12월에는 다시 증가했다.

옥시 제품 역시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급감한 생활용품 매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체제품 구매운동도 함께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소비자 불매운동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옥시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관련 소비자까지 타깃으로 해 불매운동을 전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매출이 다시금 회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국에서는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대체 제품의 구매운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따라 불매운동 대상 제품의 대체재가 마땅치 않아 결국 다시 해당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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