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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김정은 ‘공포정치의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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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6 00:53:02 수정 : 2017-04-11 13: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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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기반 불안·지도부 분열 가능성 / 레짐 체인지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 김정남이 피살됐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자 공작원들에 의해 독살됐다고 한다. 3대 세습왕조를 이룬 북한에서 왕이 될 뻔했던 적통의 장남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 시대착오적인 정권이 가져온 시대착오적인 죽음이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종교적 존재가 돼 버린 북한 ‘왕조’에서 김정일의 장남이 제거됨으로써 왕좌를 위협할 마지막 존재가 없어져 김정은의 독재는 더욱 확고해졌다.

김정은은 김정남까지 암살함으로써 무소불위의 행보에 정점을 찍었다.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잔인해져야만 하는데, 김정은은 이에 충실했다. 권력을 잡은 후 자신감이 붙자 가장 먼저 자신의 후견인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을 제거했다. 구세대의 당·군 간부들은 거침없이 숙청 또는 교체됐고,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최영건·김용진 내각 부총리 등은 자세가 불량하다고 처형됐다. 5년간 거의 100명의 간부들이 처형됐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숙청과 처형에 앞장섰던 김원홍 국가보위상은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후 해임됐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2017년에 들어서면서 김정은의 행보는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우선 신년사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해 핵개발을 완성하겠다며 큰 포부를 던졌다. 이런 북한을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로 비웃기도 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대북 강경론이 무르익으며 심지어는 대북 선제타격론이 한참 뜨거워지자 북한이 주춤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ICBM 발사시험을 한 다음 날 보란듯이 ‘북극성-2형’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도 북한을 멈출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그리고 미사일 발사가 끝난 다음 날 김정남이 암살됐다. 이미 오래전에 권력 후계구도에서 탈락한 후 중국으로 쫓겨나고, 심지어는 아버지 김정일의 장례식 때 북한으로 찾아올 수도 없었던 김정남이 지금에 와서 제거될 명백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외부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약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최고권력 지도부 내의 분열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대한민국은 탄핵 국면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돼 있는데, 굳이 도발과 암살을 행한 것은 그만큼 김정은 정권의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러나 김정남의 제거는 김정은의 승인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만큼 정치적 중요성이 크다. 그런데 김정남의 정치적 가치는 대내정치가 아니라 대외정치에 있다. 즉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특히 중국과 밀접했던 김정남을 제거함으로써 북한이 보낼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 즉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는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의 북한은 완성돼 가고 있다. 게다가 2017년은 북핵 완성을 목도할 해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국력은 결국 그 나라가 갖는 무력이다. 핵미사일이 완성되면 북한은 이제 핵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자유자재로 압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책은 여전히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북핵 선제타격 킬체인(Kill-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과 같은 한국형 3축 체제는 빨라도 2020년대 초에나 완성될 예정이고, 미국의 핵우산은 냉전이 끝난 이후 가장 취약해진 상황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아직도 배치조차 안 됐는데, 북한은 새로운 미사일로 사드를 무력화하겠다고 시험발사까지 하고 있다.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다. 항복하든가 아니면 굳은 각오로 싸워나가야 한다. 그런 굳은 각오는 여야, 좌우가 하나로 뜻을 합쳐야 이룰 수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북핵과 도발에 대한 준엄한 대응 정책은 바뀌어선 안 된다. 전쟁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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