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열린마당] 우리말 놔두고 회동·빅 텐트라고 써야 하나

입력 : 2017-02-14 21:19:27 수정 : 2017-02-14 21:19: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자주 보고 들을 수 있는 말이 ‘회동’, ‘빅텐트’, ‘스몰텐트’다. 우선 ‘회동’이란 ‘같은(일정한) 목적을 위해 여럿이 한곳에 모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낱말은 어려운 한자어에 해당하므로 국립국어원에서 이미 오래전에 ‘모임’으로 순화해서 쓰기로 했다. 그런데도 신문과 방송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이 말을 즐겨 쓰고 있다. 특히 회동은 정치인의 모임을 말할 때는 마치 약방의 감초격으로 등장하는 낱말이다. 회동이 결코 정치인이 만날 때만 쓰는 말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리고 빅텐트 또는 스몰텐트는 영어와 외래어로 구성돼 있지 않은가. 따라서 회동은 ‘모임’으로, 빅텐트는 ‘큰 천막’, 아니면 ‘큰 텐트’라고 쓰면 어떨까 한다. 그러면 뜻도 잘 통하고,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대선 경주라 하면 될 것을 ‘대선 레이스’로,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라 하면 될 것을 ‘샤이 박근혜’로, 사실(진상)이라고 하면 될 것을 ‘팩트’로, 말씨(단어 선택)를 ‘워딩’으로, 주요어(핵심어)를 ‘키워드’로, 답변 불가(논평 보류)를 ‘노코멘트’라고 쓰고 있다.

이렇듯 우리말로 해도 될 말을 왜 굳이 어려운 한자어와 영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 어려운 한자어와 영어를 써야 유식하고 세련돼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무쪼록 언론, 특히 정치평론가들은 지금부터라도 가능한 한 외국어는 삼가고 순화된 우리말 쓰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배연일 시인·경안신학대학원대 외래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