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종택의新온고지신] 대공지정(大公至正)

관련이슈 황종택의 新 온고지신

입력 : 2017-01-19 01:13:32 수정 : 2017-01-19 01:13: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만사 공명정대해야 한다. 크고 작은 조직의 인사관리나 상벌에 있어서 정파와 학연·지연·혈연 등의 연줄에 따라 사사로운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공정함은 법(法)이 제대로 적용됨을 뜻한다. 법치다. 혼란은 법이 지켜지지 않는 데서 초래된다.

법은 백성의 이해 속에 시행돼야 효력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 ‘한비자’가 “엄한 형벌은 사람의 욕심을 제어하고, 덕을 베풀어 불쌍히 여김은 세상에 의로움을 충만케 한다(嚴刑重罰籠人慾 德惠哀憐充義足)”며 “균형을 헤아려 법을 만들고 백성을 인도해야 한다(量衡設法率民萌)”고 말한 바는 오늘에도 시사하는 바 작지 않다.

물론 공명정대는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춘추시대 제나라 명재상 관중이 ‘모름지기 지도자는 마음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곧게 해야 한다(中正外直)’며 “무력이나 권위로는 그 뜻을 얻기 어렵다(武力權威難得意)”고 한 바와 궤를 같이한다. 지도자는 공명정대하게 일처리를 하라는 뜻이다.

국민은 자신들을 대변해서 입법, 사법, 행정, 그리고 나라의 온갖 어려운 일들을 소신껏 능력을 발휘해 나라와 백성을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고 비싼 세금으로 지도자를 세운다. 하지만 백성들의 열망은 온데간데없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위해서만 일하면 배척돼야 한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다수 지도층은 죄를 지어도 ‘면책’의 특혜를 받곤 한다. 정작 세금을 내는 국민은 조그마한 죄를 지어도 곧 바로 벌을 받는데….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대공지정(大公至正: 아주 공변되고 지극히 바름)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심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옳은 말이다. 공정함은 인간공동체를 올곧게 유지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명나라 때 유학자 여곤(呂坤)은 저서 ‘신음어’(呻吟語)에서 이렇게 강조했잖은가. “나무가 곧은데 그 나무의 그림자가 굽을 수 없다.(直木之下無曲影)”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大公至正: 아주 공변되고 지극히 바르다는 뜻.

大 클 대, 公 공평할 공, 至 이를지, 正 바를 정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