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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보스 경고장, 우리 사회는 어찌 받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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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8 00:48:07 수정 : 2017-01-18 00: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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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평등·사회 양극화 심화
한국 사회에 중증이 된 지 오래
정치 지도자 자기성찰 절실
세계 각국의 지도층 1200여명이 참석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어제 개막됐다. 올해 주제는 지난해와는 다르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다룬 지난해와는 달리 지구촌 위기를 주제로 삼았다. 다보스포럼은 ‘세계위험보고서’에서 “경제적 불평등, 사회 양극화, 환경위험 증대가 앞으로 10년간 지구촌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위험성에 적색 경고등을 켠 것이다.

부의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 ‘99%를 위한 경제’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 등 세계 최고의 갑부 8명의 재산이 소득 하위 세계 50% 인구의 재산과 맞먹는다. 이들 ‘슈퍼리치’의 재산이 소득이 적은 36억명의 재산과 같다는 뜻이다.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988~2011년 세계 최하위 10%의 소득이 매년 1인당 3달러(3500원) 증가하는 동안 최상위 10%의 소득은 매년 1만1800달러(약 1400만원)씩 불어났다. 상위층의 증가 속도가 하위층의 약 4000배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과 공생의 싹이 움틀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지구촌의 갈등과 반목이 그런 산물이다.

경제적 양극화의 문제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는 이미 우리 사회의 고질이다. 최근 극심한 불황 속에 그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늘어난 자영업자가 4년여 만에 가장 많은 14만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증표의 하나다. 직장에서 쫓겨나 생계를 잇기 위해 무작정 창업에 뛰어든 사람이 많다고 한다. 실업자는 지난해 12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백수의 멍에를 짊어진 청년실업자는 43만5000명에 이른다. ‘흙수저의 좌절’이 진하게 묻어나는 현실이다.

사회 양극화와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대선주자들이 쏟아내는 반값 등록금, 기본소득제, 군 복무 1년까지 단축 따위의 포퓰리즘 공약으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는 양극화 해소와 국민 통합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되레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동체 존속을 해칠 뿐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다보스포럼이 이번 의제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정한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포럼은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포용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 지도층의 자기반성과 성찰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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