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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장애인 용어 언론도 잘못 사용… 상처 안 되게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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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5 21:15:44 수정 : 2017-01-15 21: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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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이들이, 아니 심지어는 신문이나 방송마저도 ‘자폐증을 앓고 있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라고 쓰며 말하고 있다.

어떤 장애(障碍)든 장애는 ‘앓고’ 있는 게 아니라 ‘가진’ 것이다. 따라서 어떤 장애든지 장애는 ‘앓고 있다’가 아니라 ‘가진 것’이라고 쓰고 말해야 옳다. 그런데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빈번해 보고 들을 때마다 여간 안타깝지가 않다.

그뿐 아니라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과 관련된 용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테면 장애인은 ‘장애자’나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이라고 해야 옳다. 어떤 이는 장애인을 ‘장애우’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장애인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장애우’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비주체적이고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형상화하고 구조화하는 단어이다. 즉 비사회적이고 비주체적인,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부정하는 용어를 써가면서까지 장애인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표현을 고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에 적절한 호칭이 아니다. 그리고 장애인이 아닌 사람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고 해야 맞는다. 왜냐하면, 정상인이라고 말하면 장애인은 비정상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맹인은 시각장애인, 벙어리는 언어장애인, 귀머거리는 청각장애인, 정신지체인은 지적장애인으로 불러야 한다.

요컨대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이 장애인과 그의 가족에게는 적지 않은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바르게 쓰고 말해야 한다. 특히 신문과 방송은 파급효과가 지대하므로 더욱더 신경 써주기를 간곡히 당부하는 바이다.

배연일·경안신학대학원대 외래교수(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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