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AI·물가 속 터져서?"…작년 담배 소비량 급증

주민 1인당 흡연량 2015년 64.6갑→작년 80.8갑으로 25%↑
담배소비세 급증…재정 악화 우려했던 지자체 곳간은 '두둑'

새해만 되면 이어지는 애연가들의 금연 다짐은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정초만 되면 담배를 끊겠다는 애연가들의 발길이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 이어지지만, 그 열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 담뱃값이 대폭 인상된 후 새해 초마다 되풀이되는 금연 열풍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잦아들곤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 건강을 위해 금연을 권장해야 하지만 지방세의 큰 축인 담배 소비세 징수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터라 흡연자들의 금연 실패에 대해 아주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다.

2015년 담뱃값이 대폭 오르자 한동안 주춤했던 흡연량도 얼마 안 돼 가격 인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더니 작년에는 사회적 대형 이슈로 시국이 어수선해진 탓인지 흡연량이 오히려 더 늘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화난 촛불 민심이 번지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해 3천161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데다 물가까지 폭등하는 등 답답한 소식만 쏟아지는 상황이 흡연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국에 대한 불안 심리, 경기 불황에 따른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담배 의존도가 더욱 심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을 하는 박모(48)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최순실 게이트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인용 여부가 대화 주제가 되곤 한다"며 "이야기하다 보면 속이 더 답답해져 애꿎은 담배만 찾게 된다"고 말했다.

AI 사태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각종 생필품 가격이 인상되는 등 고공행진 하는 물가 탓에 팍팍해진 삶이 답답하다며 담배를 꺼내 무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김모(53)씨는 "서민들이 즐기던 계란조차 구경하기 어렵게 됐고, 월급은 수년째 제자리인데 술, 라면, 채소는 가릴 것 없이 가격이 뛰니 한숨만 나온다"며 "핑계지만 끊겠다는 담배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더라"고 말했다.

흡연량이 늘면서 지자체들은 오히려 재정 수입이 두둑해졌다. 2년 전 담뱃값 인상 당시 소비 감소로 담배 소비세가 줄어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던 우려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충북 11개 시·군이 작년 한 해 징수한 담배 소비세는 무려 1천302억에 달한다.

담뱃값이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되기 직전인 2014년(978억5천500만원)에 비해 무려 33%(323억5천900만원) 증가했다. 작년(1천41억400만원)에 비해서도 25.1%(261억1천만원)나 많다.

시·군별 담배 소비세 징수액을 보면 청주가 612억3천1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충주(176억500만원)와 음성(124억1천800만원), 제천(110억2천400만원)은 100억원대를 웃돈다.

다음은 진천(83억2천만원), 옥천(39억1천만원), 증평(36억6천700만원), 영동(35억8천200만원), 괴산(30억4천600만원), 보은(28억100만원), 단양(26억1천만원) 순이다.

시·군의 지방세 수입에서 담배 소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5%가량 된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지방세 징수 실적과 비교할 때 담배 소비세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은 영동으로 25%에 달한다. 증평과 괴산의 지방세 대비 담배 소비세 징수 규모도 각 21%에 달할 정도로 만만치 않다. 재정 규모가 도내에서 가장 큰 청주의 담배 소비세 비중도 12.3%나 된다.

담배 소비세 징수액이 늘었다는 얘기는 결국 흡연량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2014년 한 해 동안 충북에서 팔린 담배는 1억5천266만갑이다. 160만 도민 1인당 평균 95.4갑을 피운 셈이다.

담뱃값이 대폭 오른 2015년에 팔린 담배는 1억338만갑으로 전년보다 32.3%(4천928만갑) 줄어 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량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듯 했다.

그러나 작년 판매된 담배는 2015년보다 오히려 25.1%(2천593만갑) 증가한 1억2천931만갑에 달했다. 1인당 흡연량이 2014년 95.4갑에서 2015년 64.6갑으로 떨어졌다가 작년 80.8갑으로 다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흡연량이 담뱃값 인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방 재정에는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담뱃값 인상 이후 주춤했던 흡연량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금연 확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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