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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다시 들썩… 수출엔 호재, 소비엔 악재

입력 : 2016-12-02 19:45:24 수정 : 2016-12-02 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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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 국내 경제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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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올라 2년여간 지속된 저유가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은 우리나라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는 물가를 자극하고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게 정설이지만 수출 확대 요인으로도 기대된다. 저성장·저물가에 시달린 한국 경제로서는 유가 상승이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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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0달러 돌파

오펙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어 2008년 이후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일(현지시간)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4.90달러 오른 배럴당 49.02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두바이유는 한때 5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전날 급등한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선물도 이날 2.10달러 상승해 배럴당 53.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54.62달러)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1.62달러 오른 51.0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9일(51.60달러)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앞으로 60달러선에서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금융센터는 전날 발표한 ‘국제원자재시장 12월호’에서 “오펙과 러시아의 감산 합의에 따른 공급과잉 해소 기대감이 유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합의안 이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대 등으로 60달러를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도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유가와 달러의 가격 흐름은 반대 양상을 띤다. 오펙 감산 합의가 아니었더라도 국제유가는 세계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과잉 공급이 점차 완화되면서 앞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도입 원유의 단가가 올해 연평균 배럴당 41달러에서 내년 49달러로 19.5%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 국내 경제 여파는

석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입장에서 유가 상승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저유가가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유가가 공급 측 요인만으로 10% 하락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0.2%포인트, 소득은 0.3%포인트 각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 폭 역시 50억달러가량 증가하고, 소비자물가는 0.1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유리하지만, 최근 2년여간 진행된 저유가 시대는 세계 경기의 침체 상황에서 맞은 만큼 수출단가를 낮추는 마이너스 효과가 두드러졌다”며 “기업 입장에서 유가가 오르면 생산비가 늘어나 악영향을 받게 되지만, 수출 단가를 회복할 긍정적인 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동안 저유가로 중동과 러시아, 남미 등 산유국 경기가 악화돼 이들 국가를 주요 시장으로 삼은 우리 수출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으로 미뤄보면 유가 상승은 수출 회복 기대요인이기도 하다. 산유국 경기가 나빠지면서 각종 발주 취소로 어려움을 겪은 건설업과 해양플랜트 및 선박 수요 등이 살아나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날 “그간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 탓에 중동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위축됐다”며 “유가 상승으로 제품 단가 상승, 신흥시장 수출 회복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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