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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트위터 '○○_내_성폭력' 해시태그 확산…피해 주장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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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2 13:57:06 수정 : 2016-10-22 14: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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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에서 성폭력 경험을 공개하고 가해자를 고발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피해 경험에 '○○_내_성폭력'이라는 말머리와 해시태그를 달아 공개하며 성폭력을 사적이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해당 부문이나 업계 내 구조적 문제임을 고발하는 운동 성격으로 확산시키는 모양새다.

21일 트위터 이용자들에 따르면, 해시태그를 달아 피해 경험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움직임은 지난 17일 '#오타쿠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온라인 상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유명 웹툰 작가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을 방조했다는 내용의 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해당 작가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슈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를 당하고 침묵해왔던 경험을 밝히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타쿠(특정 분야 마니아)라고 칭하는 이용자 중에는 미성년자가 특히 많아 묻혀버린 사건도 많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공개됐을 때 공분도 더 크게 일었다"고 말했다.

'오타쿠_내_성폭력' 해시태그 달기와 리트윗을 통한 확산이 시작된 뒤로, 해당 해시태그는 다른 부문과 업계로 변주되시 시작했다.

첫 글이 나온지 나흘만인 21일 현재 '#문단_내_성폭력', '#영화계_성폭력', '#직장_내_성폭력', '#스포츠계_내_성폭력', '#대학_내_성폭력', '#교회_내_성폭력', '#가정_내_성폭력', '#운동권_내_성폭력' 등 해시태그가 생성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다. 성폭력 사건을 피해자와 가해자 간 사적인 문제 또는 개인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여기는 시각에 반발하고 집단 내 권력관계에 의한 폭력으로 접근하려는 여성계 시도와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달기를 통해 폭로된 소설가 박범신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글을 공유하며 공동으로 작성할 수 있는 '구글 독스' 프로그램을 통한 성폭력 피해 경험 주장도 시작됐다. '한국 인디밴드의 공연을 안 가는 이유들'이라는 제목의 문서 링크를 공유하며 피해 경험을 익명의 다수가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문서는 "여성혐오적 발언, 성폭력 경험 그 외 불쾌한 경험, 문제가 될 만한 이야기를 비롯해 '공연을 가지 않게 만드는' 이유를 공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글은 "우리가 입은 고통과 상처의 원인은 100퍼센트 가해자에 있음을 알리는 의도로 시작했다"는 취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추측, 그로 인한 또다른 피해에 주의하자'는 당부와 함께 확산돼 이날 오후 현재 175건의 피해경험이 기록된 상태다.

이러한 움직임은 성폭력을 개인적 경험에 그치지 않고 집단적으로 제기하며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고 공론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문서를 처음 만들었다는 익명의 문서 제작자는 "문서의 목적은 기록"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직접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에 한정하지 않고, 언어적 성희롱과 차별 경험 등 공연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적어 '아카이브화'하고 있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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