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동환의 월드줌人] 친딸 성폭행에 '징역 60일'…누구도 소녀를 위하지 않았다

관련이슈 오늘의 HOT 뉴스

입력 : 2016-10-21 14:05:04 수정 : 2016-10-21 14:10: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열두 살 친딸을 상습 성폭행한 짐승 아버지에게 미국의 한 판사가 징역 ‘60일’을 선고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 닷 오알지’에서는 해당 판사를 해고하라는 네티즌의 서명이 이어진다. 문제의 판결을 내린 판사는 내달 퇴직한다.

피해자 소녀를 위해 나선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가해자 가족마저도 남성을 옹호하는 상황. 과연 소녀는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순간에도 판사는 “판결에 아무 문제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몬태나주 법원 존 맥건 판사가 친딸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 60일을 최근 선고했다.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맥건 판사는 재판을 위해 가해자 남성이 교도소에서 보낸 17일도 고려했다. 즉, 가해자 남성은 43일만 교도소에서 지내면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검찰은 애초 징역 10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맥건 판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가해자 가족들의 탄원, 평소 피해자 소녀와 알고 지내온 사회복지사 등의 말을 종합해 형량을 대폭 축소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가해자의 아내는 탄원서에서 “남편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징역형은 너무 무거운 벌이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는 두 아들이 있고, 아들들은 아버지를 무척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아이들이 다시 회복하기를 원한다”며 “우리 남편이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남편은 괴물이 아니다”라며 “단지 실수를 저지른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모친도 “아이들, 특히 두 손자는 아버지가 없으면 그들의 삶도 망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가해자 남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남성 신원이 알려지는 순간 피해자 소녀의 이름과 나이 등이 공개될 것을 우려해서다.




맥건 판사는 CNN에 “이번 판결이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여러 사항을 고려해 내린 적절한 판결이었다”고 말했다. 대중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는 판결이라는 것을 안다면서도 생각과 다른 말이 입에서 나왔다.

한 변호사는 “누구도 법정에서 열두 살 피해 소녀를 대신해 말해 준 사람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피해자 소녀에게 정의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며 “성폭행범과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공포만 더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맥건 판사는 지난 22년간의 법원생활을 마무리하고 내달 퇴직한다. 이런 가운데 그의 퇴직을 막아야 한다는 청원운동이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게시자는 “맥건 판사는 성폭행범들에게 가벼운 벌을 내린 수많은 판사 중 하나”라며 “짐승이 길거리에 돌아다니도록 한 판사를 이제는 우리가 심판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맥건 판사는 가해자 남성의 편에 선 사람들의 말만 들었다”며 “정의의 혜택을 받은 사람은 가해자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소녀는 정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명 7만5000명을 목표로 시작한 운동에 현재까지 6만30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청원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CNN·워싱턴포스트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