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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일하는데 부모님 직업이 무슨 상관이죠?"

입력 : 2016-08-24 19:24:54 수정 : 2016-08-25 0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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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채용 기업 10곳중 8곳 “아버지 직업은?” / 대한상의, 518곳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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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8곳은 신입사원 채용 시 가족관계나 생년월일 등 불필요한 개인 신상정보를 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일수록 학력, 어학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요구하는 비중이 높았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 채용 관행 실태를 조사, 2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입사지원서에서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국내 기업들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78.8%는 입사지원서에서 ‘가족관계’를 요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채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 직업 등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스스로 ‘흙수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입사지원서에서 ‘키·몸무게’를 묻는 기업도 13.7%에 달했다. 10.3%는 ‘혈액형’, 9.1%는 ‘본적’을 묻기까지 했다.

지원자의 나이를 근거로 채용을 제한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묻는 기업도 95%에 이르렀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절대 묻지 않는다”며 “이러한 인적사항을 묻는 기업은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어학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요구하는 기업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입사지원서에서 ‘학력’을 묻는 기업은 94%, ‘학점’을 요구하는 기업은 60.2%에 달했다. 어학 점수(49.4%)나 어학연수 여부(37.5%)를 묻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특히 종업원 1000인 이상 대기업은 77.1%가 어학 점수를 요구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43.4%)보다 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학점도 대기업(85.4%)이 중소기업(53.9%)보다 더 많이 요구했다.

올해 대졸 구직자의 채용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신입사원을 주로 뽑는 공개채용을 하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20.7%에서 올해 13.3%로 크게 줄었다.

올해 경력사원 위주의 수시채용을 하는 기업은 48.8%에 달했으며, 37.6%는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으로 직원을 선발한 기업에서 업무성과 향상과 조기 이직률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며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도입하고자 하는 중견·중소기업은 정부와 대한상의가 공동 지원하는 컨설팅과 교육을 활용하면 유용하다”고 밝혔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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