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970년 7월7일. 보름 밤낮을 꼬박 걸어야 닿는다는 한양 천리 길을 4시간 반 만에 주파하는 민족 대동맥이 뚫렸다. 한민족 삶의 속도를 바꿔버린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것이다.

공사는 벼락치기였다. 서울∼부산 428㎞를 2년5개월 만에 뚝딱 깔아버렸다. 전국 일일생활권의 속도혁명을 위한 속도전은 숨 가빴다. 공사비는 1㎞당 1억원꼴인 429억원. 당시 100원 지폐를 경부고속도로에 펴놓으면 75번이나 왕복하는 길이였다. 1인당 국민소득 254달러였던 시절 나라예산 10%를 쏟아부은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지만 참여 기업은 손해가 막심했다. 한 해 전 개통한 일본 도쿄∼나고야 고속도로는 총연장 346㎞를 완공하는 데 7년이 걸렸고 ㎞당 최소 7억원이 들었다. 최단기간 최소비용이라는 정치논리에 쫓겨 “개통 앞으로”만 외치며 공기를 맞추다 보니 공사는 날림이었다. 1년도 안 돼 전 노선을 덧씌웠고 개통 후 12년 동안 도로 유지관리에 들어간 비용은 건설비의 3배가 넘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경부고속도로를 근대화의 신화라고 부르지만 노면 아래엔 마냥 자랑만 할 수 없는 부실과 졸속이 숨어 있다.

46년이 흐른 지금, 경부고속도로의 존재는 여전히 퇴색하지 않고 불가능을 가능케 한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기적을 일군 도전과 끈기의 정신이 생생하게 살아 있기 때문이다.

김규영 편집위원

△1946년 7월4일 필리핀, 미국으로부터 독립

△1996년 7월5일 영국서 복제 양 돌리 탄생

△1989년 7월8일 광릉수목원 삼림욕장 개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