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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공포통치' 김정은 체제 4년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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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15 19:08:25 수정 : 2015-12-15 21: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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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통치로 권력 유지… 체제 안정성 '경제적 성과'에 달려
#1. “어데 코흘리개가 그렇게 대통령을 하면 뭘 하나. 왜 나라가 망하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다 나와요. 코흘리개 뭣두 모르는 게 무슨 나라 정책을 끌고 나가겠나. 고저 몰래 앉아서 아는 사람들끼리 숨어서들 말하죠. 내놓고 했다간 죽어요. 모가지 날아가요. 총살당해요.”(60대 북한 여성)

#2. “변화는 무슨 변화야. 백성들이 이제는 믿지 않는다. 큰 변화는 없어요. 기대감은 있지만요. 아직은 큰 변화는 없는것 같아요. 다 바꾸겠다 말뿐이지 똑같아요.”(50대 북한 남성)

#3. “이제는 개인적으로 나는 내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체사상을 가지지 나라를 위한 주체사상은 가지고 있지 않다. 개인적인 주체사상만 존재한다.”(50대 북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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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공식 승계한 지 곧 4년을 맞는다.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김 제1위원장은 3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며 권좌에 오른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와 박정란 카자흐스탄 유라시아국립대학교 교수가 2014년 1∼5월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 100명을 직접 면접조사한 결과를 담은 저서 ‘사람과 사람: 김정은 시대 북조선 인민을 만나다’에 소개된 북한 주민의 발언은 집권 5년차를 앞둔 김정은체제의 과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저서에서 강 교수와 박 교수는 “응답자의 대부분은 김정은 시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 역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2012년 4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식에서 한 첫 공개연설에서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한 김 제1위원장이 집권 5년차를 맞아 내년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구체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그의 리더십을 둘러싼 대내외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포통치 체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

김정은은 군권을 장악하자마자 이듬해인 2012년 4월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르며 불과 4개월 만에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모두 승계했다.

초고속으로 권력승계를 마친 30대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리더십은 ‘공포통치’로 요약된다. 고모부인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 처형당한 간부는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간부들도 수시로 교체됐다. 김정일 위원장 집권 17년 동안은 인민무력부장이 총 3명으로 평균 재임 기간이 약 6년이었다. 현재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은체제 들어 6번째다. 인민무력부장 평균 재임 기간이 불과 8개월이다. 정책이 오락가락하거나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모란봉악단의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 및 귀국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정은체제의 내구성에 대한 대내외 평가는 집권 5년차를 맞이하는 2016년 5월로 예고한 제7차 당대회가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차 당대회와 관련해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근 학술회의에서 “핵문제 해결과 개혁·개방 조치 없이는 체제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가 어려우므로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연이은 대규모 정치행사로 주민들의 피로감이 증대되고 불만이 고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수령유일 공포체제가 더욱 강화될수록 권력엘리트들의 부침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공포정치가 외견상 단기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위신 확립과 일사불란한 충성대오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체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3일부터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운데)의 기록영상을 8일 방영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2위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앞줄 오른쪽)이 김 1위원장의 앉으라는 손짓에도 앉지 못하며 머뭇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살리기가 관건… 핵개발에 경제 발목 잡힐 것”

김정은체제의 안정성은 경제적 성과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7차 당대회를 열겠다고 한 것도 경제 성과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내년에는 경제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체제가 장기적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 북한 경제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중 무역과 북한 내 장마당(시장) 확산에 힘입은 성과다.

하지만 한계는 여전하다. 조동호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개최 학술회의에서 “김정은 시대 4년 동안 북한 경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존 체제와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 자체의 근본적 개혁을 수반하지 않은 부분적인 경제관리 개선 조치만으로는 장기적으로 획기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북한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김정은이 수소폭탄 발언을 하기는 했으나 김정은체제는 인민생활 향상을 핵심 정책의제로 계속 제기하고 있다”며 “경제적 성과가 없으면 그 영향이 김정은체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핵 문제에 대해 비핵화 방향으로 전향적 입장 전환을 하지 않으면 (경제가 핵 문제에) 발목이 잡혀 (체제가) 주저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서·염유섭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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