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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바다 위의 창고' 천지급 군수지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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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01 19:18:56 수정 : 2015-12-01 19: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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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원양 작전능력 향상의 ‘숨은 공로자’
해군에 입대해 큰 군함을 타게 되면 외국을 방문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2년마다 하와이 근해에서 열리는 ‘림팩’(RIMPAC) 훈련이나 사관생도들의 순항훈련,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상선 보호활동을 펼치는 청해부대 등에 참여하면 항공기 여행에서는 알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큰 함정이라 해서 무조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은 숫자가 많은 만큼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하고,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은 영해 방어가 우선이다.

하지만 규모가 크면서도 숫자가 적어 외국에 나갈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함정이 있으니, 바로 ‘천지급’ 군수지원함이다.

1990년 1번함이 건조된 천지급 군수지원함은 ‘천지함’과 ‘대청함’, ‘화천함’ 등 모두 3척을 보유하고 있다. 군수지원함은 전투함에 연료와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다. 장기간 항해에 나서는 전투함과 동행하면서 필요한 물자를 제공하는 ‘바다 위의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천지급 군수지원함에 탑승하는 승무원들이 해외에 나갈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천지급 군수지원함은 해군이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었다.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길이 133m, 폭 18m, 만재배수량 9100t에 헬기 갑판까지 갖춰 해군에서 가장 큰 함정으로 불렸다. 좌우 양측에서 두 척의 함정을 상대로 동시에 물자를 보급할 수 있어 해군의 장거리 작전능력을 크게 높였다.

대양해군이 갖춰야 하는 귀중한 작전 경험들을 확보한 것이다. 해군은 1일 제주해군기지 경계와 군수지원 임무를 담당하는 제주기지전대를 창설하고 부산 7기동전단과 진해 잠수함전대를 이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군수지원함의 활동 무대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해군 순항훈련전단의 강감찬함(오른쪽)과 대청함(가운데), 청해부대의 충무공이순신함
파도 치는 바다 한복판에서의 보급은 위험천만한 작업이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군수지원함과 다른 함정이 같은 방향과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와이어와 파이프를 연결하는 과정은 까다롭고 복잡하며,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 승무원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실제 경험과 훈련을 통해 깨닫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3척이 활동 중인 천지급 군수지원함은 1990년대 이래 해군의 원양 작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숨은 공로자로 평가된다. 또한 넓은 갑판을 활용해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하며 민·군 관계 발전에도 공헌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과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 등 대형 함정들이 잇달아 건조되면서 이들의 작전을 뒷받침할 군수지원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먼 바다에서의 작전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2만t급의 대형 군수지원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군은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해 2020년을 전후로 차기 군수지원함을 확보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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